‘에이스’ 본능 찾은 키움 안우진 8이닝 10K 무실점 역투…한화 산체스 7이닝 2실점 호투마저 지웠다
‘에이스’라는 칭호에 걸맞은 압도적인 투구였다. 프로야구 키움의 선발 투수 안우진(24)이 눈부신 호투로 팀과 자신의 연패를 끊었다.
안우진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무실점 역투로 키움의 2-0 승리를 이끌며 시즌 7승(6패)째를 수확했다.
안우진은 올 시즌 규정 이닝을 충족한 리그 전체 선발 투수들 가운데 타선의 득점 지원을 가장 받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8경기에 선발로 나간 안우진의 9이닝당 득점 지원은 3.27점에 불과했다.
추가로 구원 계투진의 난조까지 겹치는 불운이 잇따르며 그는 1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고도 승전과 패전의 숫자가 같았다.
이날 키움과 안우진의 승리에 필요한 점수는 단 ‘2점’이었다. 그는 8이닝 동안 한화 타선에 안타 2개와 볼넷 1개만 허용하며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최고 시속 158㎞ 빠른 공 45개와 날카로운 슬라이더(25개), 커브(20개), 체인지업(9개) 등 모두 99구를 던져 삼진을 10개나 솎았다.
한화는 8회초 하주석과 김인환, 최재훈을 연달아 대타로 투입해 반전을 노렸으나, 완벽에 가까운 안우진의 투구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안우진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키움 타선은 상대 에이스 리카르도 산체스를 상대로 4회말 2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김혜성이 1루수 포수 실책을 틈타 출루에 성공했고, 로니 도슨이 볼넷을 골랐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4번 타자 이형종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냈고, 송성문의 내야 땅볼 때 3루에 있던 도슨이 홈을 밟아 키움은 1점 더 달아났다. 산체스도 이날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안우진의 더 나은 활약에 가려졌다.
9회초 마무리로 올라온 임창민은 실점 없이 마지막 이닝을 정리했다. 키움은 이날 승리로 한화에 당한 2연패에서 탈출했고, 안우진 역시 직전 2경기 연속 패전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경기 뒤에 만난 안우진은 “연패 중인 팀의 승리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 후반기에는 지금보다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날 안우진의 투구에 대해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준 경기였다. 8이닝 동안 역투해준 덕에 불펜도 아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안우진과 산체스의 치열한 투수전으로 펼쳐진 이날 경기는 2시간 12분 만에 종료돼 이번 시즌 최단 시간 경기(9이닝 기준)로 기록됐다.
고척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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