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우유 원윳값 인상…흰 우유 3,000원 시대 온다

우유 원유 가격 L당 88원 인상 
우유 들어간 가공식품 가격도 뛸 듯
정부 "가공식품 가격 인상 제한적"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우유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10월부터 리터(L)당 88원 오른다. 1L짜리 흰 우유 가격도 3,000원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생산자와 유업계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7시간 협상 끝에 이 같은 인상안에 합의했다. 지난달 9일 가격 협상에 착수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원윳값 인상 시점은 당초 예정된 8월 1일에서 두 달 늦춘 10월 1일로 정해졌다.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신선 유제품의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는 L당 88원, 치즈와 같은 가공 유제품의 재료인 가공유용 원유는 L당 87원 오른다. 원윳값 인상 시기가 늦춰짐에 따라 유제품 가격도 10월 이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인상이 이뤄진 터라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뛸 거란 우려가 크다. 현재 흰 우유 1L의 소비자 가격은 2,800~2,900원 수준이지만, 이번 인상분을 반영하면 3,000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우윳값이 뛰면 이에 연동돼 우유가 들어간 아이스크림, 과자와 같은 가공식품 가격은 물론 외식 물가도 출렁일 수 있다.

다만 이런 우려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우유가 거의 들어가지 않고, 빵과 과자도 우유 사용 비중이 1~5% 수준"이라며 원윳값 상승이 가공식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걸로 내다봤다.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 사료비와 같은 공공요금이 크게 올라 농가들의 생산비가 1년 전보다 13.7%나 뛰었기 때문이다. 생산자와 유업계가 서로 입장을 배려한 덕분에 그나마 원윳값 인상 폭이 줄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세종=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