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전 대전시장 “광복절 특별사면 기대…손 잡아주는 곳에 신의지킬 것”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민선6기 임기 도중 시장직을 잃은 권선택(68) 전 대전시장이 “최소한의 명예회복을 위해 광복절 사면복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사면복권에 도움을 주는 곳이 있다면 정당을 가리지 않고 신의를 지키겠다고 말해 특정 정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 전 시장은 27일 오후 대전시청 인근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8·15 특별사면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제 개인 뿐 아니라 충청지역과 대전시민의 명예가 달린 문제로 절실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말했다.
지난 6년 간의 칩거를 끝내고 공식 석상에 나선 권 전 시장은 대전시민에게 사과의 뜻을 먼저 전했다.
권 전 시장은 “공직에서 물러나면서 시정에 공백과 차질이 생겨 시민들께 죄송했다. 그래서 그동안 은인자중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피선거법 박탈로 2027년까지 선거권·피선거권이 없어 온전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반쪽 국민으로 살아왔다”며 “지난 6년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두 번 등 총 여섯 번의 선거가 있었지만 한 번도 투표를 하지 못했다. 처참했다”고 회고했다.
권 전 시장은 “선거날마다 괴로웠다. 사면복권은 최소한의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시발점”이라며 특별사면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권 전 시장은 “지난 문재인 정부나 이번 정부 들어와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력했지만 안됐다”며 “제가 지은 죄가 ‘중죄’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운 부분은 있다. 형평성 문제에서 일부 수모감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별사면 명분으로는 “국민대통합”이라며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지만 여야 가리지 않고 특별사면을 통해 국민이 같이 가자는 것, 국민통합 명분이 가장 맞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으나 현재 당적이 박탈된 권 전 시장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어려운 상황에서 저의 사면복권을 위해 손을 잡아주는 사람에게 가는 것이 신의”라며 “정치는 신의가 바탕이 돼야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어느 정당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 전 시장은 친정이었던 민주당에 서운한 속내도 내비쳤다. 그는 “6년 동안 절치부심했다. 구원의 손길을 요청했는데 외면당하고 무시당해 내상을 많이 입었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사면복권이 되지 않은 것은 가슴 아프고, 서운한 점이 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과의 교감 여부에 대해선 “한 달 전에도 이장우 대전시장을 만났다”며 “정당을 떠나 선후임 관계이기 때문에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의 성과에 대해서도 치켜세웠다. 권 전 시장은 “민선8기 취임하자마자 방위사업청을 유치했는데 정치력이 중요하다”며 “큰 성과이고 이 시장이 시정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 전 시장과 대전고 선후배 관계인 이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대전시장에 당선되면 권 전 시장의 사면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권 전 시장의 최측근 등이 이 시장의 이같은 약조에 캠프에 합류, 당선에 일조했다.
정치활동 재개 여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치를 재개하는 것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다시 정치활동을 한다면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숙고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권 전 시장은 “채널이 없어 특별사면 명단에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며 “과거와는 분위기가 다르고 여러분들이 도와주고 있다.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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