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니코틴 살인' 재판 다시…대법 "구체적 증거 없다"
2년 전 한 남성이 담배의 독성 성분인 니코틴 중독으로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의 아내가 물과 미숫가루에 니코틴 원액을 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는데, 오늘(27일) 대법원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박병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2021년 5월, 40대 남성 A씨가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아내가 준 미숫가루와 흰죽을 먹고 갑자기 배가 아팠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회복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아내가 준 찬물을 마시고 다음날 숨졌습니다.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아내가 니코틴을 넣어 남편을 살해한 걸로 보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아내는 니코틴을 넣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에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먹은 건 물 뿐이니 물에 섞인 니코틴 때문에 숨졌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아내가 물과 음식에 니코틴을 섞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니코틴으로 숨질 정도면 고농도의 니코틴 원액이 필요한데, 아내가 이를 사거나 준비한 정황도 없었다는 게 대법원 판단입니다.
가계 빚과 내연문제도 있었지만, 강력한 범행 동기가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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