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음폐수 처리장 전락"..수익률 산정도 의문

허현호 2023. 7. 2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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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 리싸이클링 타운 운영사 측이 전라북도가 아닌 타 지역에서 막대한 양의 음폐수를 반입해 수십억대의 매출을 올려왔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원래 계약서 상으로는 전주시와 수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돼 있었지만, 정산을 해주지 않다가 최근 돈을 나눴는데 매출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계산 방법이 동원됐기 때문인데, 전주시는 문제 제기는커녕 오히려 앞으로는 그 절반만 받겠다고 추가 합의를 해줬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와 충남 등 외부 지역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오염 폐수를 반입해 '경미한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수익 사업을 벌여 온 전주 리싸이클링 타운,


많게는 연간 5만 톤 가까운 양인데, '경미'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전체 처리용량의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리싸이클링 타운은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 2019년부터 3년 동안 69억여 원의 막대한 매출을 올려 왔습니다.


용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처리 시설의 부담도 커지게 마련으로, 계약서 상에는 전주시와 수익을 배분하기로 했지만, 5년 넘게 정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수익을 나누겠다며 2019년부터 3년의 기간을 소급해 2억 8천여만 원을 받기로 한 전주시, 전체 매출에 비하면 고작 4% 수준에 불과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계산됐을까?


음폐수를 톤당 5만 5천 원에 들여와 이중 5만 원가량을 처리 비용으로 쓰고 나면 남는 수익은 4천 원대라며, 전주시에게 이 중 절반인 톤당 2,200원만 주겠다는 계산입니다.


[타 지역 폐기물 업체 관계자]

"5만 5천 원보다는 단가가 좀 더 높을 것 같고, (수익률이) 그 정도까지는 좀 과하지 않나 싶은데...."


과연 제대로 책정된 금액일까.


우선 반입금액부터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2020년 기준 리싸이클링 타운이 타 지역 업체로부터 처리 수수료로 얻은 수익은 29억 원, 반입량은 4만 5,000톤 수준으로,


계산해 보니 톤당 5만 5천 원이 아닌, 6만 5천 원이 넘는 수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추산됩니다.


계산식에 대입해 보면 수익률은 8%가 아닌 23%로, 전주시도 수익을 3배 가까이 더 배분 받았어야 했던 겁니다.


[운영사 측 관계자]

"<지금 6만 5천 원씩 받으셨잖아요.> 6만 7천 원 됐었습니다. 오늘 비싸다고 오늘만 높게 받아놓고 나중에 계속 이렇게 낮아지는 형태(면 문제인데,) 왜냐하면 음폐수가 많이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고요."


운영사 측은 타 지역 시설 10여 곳의 가격을 조사해 단가를 책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시장 가격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지자체들의 음폐수 처리 입찰 단가를 살펴보니 11만 원 대에서 최고 17만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평균 3만 원 수준의 운반비와 낙찰률 등을 감안하더라도 톤당 처리 단가는 통상 6만 원에서 10만 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주시와 리싸이클링 타운은 시중 가격 가운데 유독 최저 수준을 기준으로 반입 단가를 낮게 잡은 겁니다.


[경남권 폐기물 시설 관계자]

"저희가 입찰하기 전에 전국에 스물몇 군데 다 일일이 다 전화를 해봤거든요. 운반비 빼고 이렇게 해가지고 평균 내니까 한 10~12만 원 정도, 전라도는 7에서 9만 원 사이고요."


실제로 전주시는 리사이클링 타운이 정확히 얼마에 음폐수를 반입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


결국 반입 단가를 시장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해 리사이클링 타운 운영사만 막대한 수익을 챙겨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지난 3년간 2억 8천만 원, 연간 평균 9천여만 원을 정산 받은 전주시는 앞으로는 별도 정산 없이 매년 무조건 5,900만 원만 받기로 협약을 변경합니다.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깎아준 것입니다.


더구나 운영사 측이 반입 수수료를 올려 받거나 반입량을 늘리더라도 앞으로는 오롯이 운영사 측의 수익이 되고 마는 구조입니다.


[전주시 관계자]

"KDI 공공투자관리센터라는 곳이 있어요. 검토를 받아야 되는데 매해 정산하는 것보다는 (예상 수익으로) 사용료에 반영을 해서 사용료를 할인해서 우리가 지급받는 게 낫지 않느냐...."


결국 막대한 양의 고농도 오염수 반입으로 인한 설비 부담은 전주시가 감당한 채 터무니없는 수익 배분 비율 산정으로 운영사만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유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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