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김성태 기소에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한 이상한 검찰”

민주당 “국보법 아닌 처벌 가벼운 외환거래법 적용… ‘선택적 봐주기’ 점입가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미신고 외환거래 혐의(외환관리법 위반)를 적용해 기소한 것에 대해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한 이상한 검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이 대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고 있는 김 전 회장에 대해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불만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은 김 전 회장이 800만불을 해외로 빼돌려(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북한에 몰래 줬다(국가보안법 위반)고 공소장에 써놓고도, 막상 기소는 중범죄는 다 빼고 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검찰이 김 전 회장에 대해 사실상 ‘봐주기 기소’를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과 김 전 회장은 이 돈(북한에 준 돈)이 (희토류 광산 등) 독점 개발권 확보와 자신의 방북 추진을 위한 로비 자금이 아닌 이재명을 위한 대납금이라는데, 북한이 쌍방울에 써준 독점개발 합의서도, 김 전 회장 방북 추진도 무료였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북한은 방북비를 300만불이나 받고 초청장 하나 안 보냈다는 것인데,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언제든지 중범죄로 공소장 변경이나 추가 기소가 가능하니, 김 전 회장은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라고도 썼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제1야당 대표를 향한 ‘윤석열 검찰’의 조작 수사와 선택적 봐주기 수사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회유와 협박, 사법거래와 봐주기 기소가 ‘윤석열 검찰’의 수사 방식이냐"며 "민주당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탄압하기 위해 회유와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관련 혐의에 대해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국가보안법보다 훨씬 가벼운 처벌인 외국환거래법으로 김 전 회장을 기소했고, 특가법을 적용하지 않았다"라며 "봐주기 수사는 (김 전 회장의) 진술 번복에 대한 대가이냐"고 따져 물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