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야구 선수 전세사기 혐의…대전서 전세사기 일당 줄줄이 송치

대전서 잇따라 전세사기가 발생하면서 집주인 등이 줄줄이 검찰에 넘겨졌다.

27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한화이글스 출신 선수와 건축주, 공인중개사 등 10여명을 최근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화이글스 선수 출신 A(30대)씨는 대전 대덕구 비래동 일대에 있는 건물 여러 채의 명의 대여자, 이른바 ‘바지 건물주’로 선순위보증금을 실제보다 줄이는 등 임차인들을 속여 전세 계약을 맺은 혐의를 받는다. A씨 등 건물주들은 대출금과 전세보증금 대부분을 건물 매매 대금으로 충당하거나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인중개사 등 7명은 사기 방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앞서 A씨 등 건물주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번에 송치된 5건의 피해자만 50여 명, 피해 금액은 최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가 소유한 비래동 건물은 대출금 등 누적 채무만 31억원이 넘으면서 지난 5월 경매로 넘어갔다.

대전 중부경찰서도 최근 전세사기 혐의로 60대 남성 B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대전 중구 대사동 다세대 주택 건물주였던 그는 선순위 보증금을 실제보다 적은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4명의 임차인에게 약 5억50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수십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은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유정호)는 이날 사기 혐의로 폭력조직원 출신 임대인(44)씨 등을 구속기소하고 중개보조원(37)씨 등을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무자본 갭투자’로 다가구주택을 사들였다. 이후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깡통전세’로 임대하는 수법으로 지난 4월까지 세입자 72명으로부터 보증금 59억65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조폭을 성공한 사업가라거나 선순위 전세보증금 규모를 축소해 안전한 건물이라고 속이는 등 방법으로 세입자들을 안심시켰다. 세입자들은 뒤늦게 집주인이 조폭임을 알게 됐지만 보복이 두려워 형사 고소를 주저하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대학생, 신혼부부, 청년 등 부동산 계약 경험이 적은 사회 초년생들이었다.

이들은 입금된 보증금은 즉시 현금으로 인출해 버리고, 건물은 경매로 넘겨 고의로 파산시켰다. 월세는 비정상적으로 비싸게 책정하는 방법으로 전세 계약을 유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