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이라고 봐주니까‥" 기간제·저연차 교사, 민원에 '이중고'
[뉴스데스크]
◀ 앵커 ▶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교사들 중에는 기간제 교사나 연차가 낮은 교사들이 많은데요.
신분도 불안하고, 교직 경험도 적은 이런 교사들이, 학교폭력처럼, 민원이 많은 업무를 주로 떠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동혁 기자가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학교 폭력 업무를 담당하던 학생부장 교사는 최근 학부모로부터 폭언을 들었습니다.
학폭 사건을 규정대로 경찰에 넘겼다가 불만을 산 겁니다.
[학부모(음성변조)] "어디서 XXX 없게 함부로 나이 40살밖에 안 먹은 X X 가‥진짜 선생님이라고 내가 봐주니까, 진짜 사람을 X 같이 보네, 나를."
4년째 학폭 업무를 함께 맡아온 기간제 교사도 정신과 치료에 탈모 증상까지 겪었습니다.
[경기 지역 기간제 교사] "밤늦게 전화 오시는 건 예사고요. 그리고 중간 중간에 전화해서 협박성 발언들도 하시고요.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다고…"
민원이 잦은 '학폭'은 다들 기피하는 업무인데, 기간제교사들은 쉽게 거절하질 못합니다.
[경기 지역 기간제 교사] "채용이 불안정한 상태잖아요. 그러니까 업무를 이렇게 분담을 하실 때 거의 거절은 못 하세요."
실제 중고등학교에서 학폭 업무를 맡은 교사의 4분의 1은 기간제 교사, 3분의 1은 10년 차 미만의 저연차 교사입니다.
저연차 교사들은 학교에 부임한 직후 '아동 학대'로 지적당하는 걸 조심하라는 충고를 먼저 듣는다고 합니다.
[이나연 교사/한국교총 청년위 분과위원장] "교사로서 보낸 작년 첫해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어도 아동 학대로 트집잡힐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교육 활동만 해야 한다는 선배 선생님들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학교 업무에 적응하지 못한 채로 생소한 학부모들 민원까지 상대하려니 갈등이 잦아지는 겁니다.
[A 초등학교 교사] "신규라고 일을 못 주는 건 아닌데. 사실 처음 학교 오면 아이들 가르치고 하는 것만 해도 버겁긴 해요."
임용 2년 만에 세상을 뜬 초등학교 교사 사건 이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교직 경력 3년차 이하 초등교사 11명을 만나 고충을 들었습니다.
지난 주말 20~30대 교사를 중심으로 자발적 추모 집회를 열었던 이른바 '전국 교사 일동'은 오는 29일 다시 한번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합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한재훈, 남성현 / 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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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장영근, 한재훈, 남성현 / 영상편집: 안준혁
전동혁 기자(d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835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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