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처럼 세상 보기, “이렇게 명쾌하다니”?

김양진 기자 2023. 7. 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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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있잖아. 어제 술을 마셨는데, 서울에만 고정간첩이 20만 명 있다고 하더라고. 어디에 몇 명이 있는지 계산하더라고. '이놈이 뭘 잘못 먹었나' 했지. 농담인 줄 알았어. 근데 얘가 너무 진지한 거야."

걸핏하면 '주사파야!' '종북이야!' '간첩이야!' 악쓰며 덤비는 사람들이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언론인(유튜버)으로 거듭났습니다.

극우 유튜버들에게는 어려운 세상 문제를 쉽게 설명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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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7월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검사 있잖아. 어제 술을 마셨는데, 서울에만 고정간첩이 20만 명 있다고 하더라고. 어디에 몇 명이 있는지 계산하더라고…. ‘이놈이 뭘 잘못 먹었나’ 했지. 농담인 줄 알았어. 근데 얘가 너무 진지한 거야.”

수년 전 ㄱ검사가 ㄴ공안검사와의 술자리 대화를 전해줬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보통 사람의 눈에 안 보이는 간첩이라는 유령을 붙잡으려 오늘도 정진 중일 ㄴ검사의 비상식적·비합리적·비정상적 사고가 안쓰러웠습니다.

그런데 딴 세상은 진짜 있었습니다. 걸핏하면 ‘주사파야!’ ‘종북이야!’ ‘간첩이야!’ 악쓰며 덤비는 사람들이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언론인(유튜버)으로 거듭났습니다. 2023년 6월 각각 지명된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극우 유튜버들은 수십만의 구독자로 큰돈을 버는 동시에 고관대작 감투까지 쓰는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극우 유튜버들에게는 어려운 세상 문제를 쉽게 설명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쉬워도 너무 쉽습니다.

①살인한 자를 보고도 방조하면 살인방조죄다. ②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은 대장동 개발 비리의 몸통이다. ③이재명에게 표를 준 (인천 계양구을) 주민들은 대장동 비리 공범이다.

김채환 원장이 <김채환의 시사이다> 유튜브 채널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2022년 6월)에서 이재명 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며 제시한 논리입니다.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를 뽑는 국민은 모두 범죄자가 된다는 건가요?

①KBS 직원 중 상당수가 민(주)노총 소속인 민(주)노총의 방송이다. ②민(주)노총은 종북이므로 KBS는 종북 방송이다. ③KBS를 감싸는 민주당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의 탈을 쓴 간첩이다.

또 KBS를 공격할 때는 이런 논리를 씁니다. 민주노총 조합원 121만3천여 명(2022년 말 기준)은 고정간첩쯤 되는 건가요?

사실 이 극우가 활개 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마련해준 건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대뜸 “종북 주사파”(2022년 10월)와 각을 세우다가 “반국가 세력”(2023년 6월)을 적으로 몰았습니다.

이번 표지이야기를 취재할 때 아껴뒀던 윤 대통령의 ‘극우 본색’ 논란에 대한 진단을 붙입니다.

“윤 대통령을 보면, 마치 운동권 초년생이 운동이론을 처음 접해서 세상만사를 다 그 운동이론으로 설명하려는 것처럼, ‘극우’ 이론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것 같아요. ‘극우’로 세상을 보면 그것만큼 쉽고 명쾌한 게 없거든요.”(김민하 시사평론가)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관련 기사: 제1472호 표지이야기-윤석열 정부 극우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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