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cience ‘스타를 만나다’]⑦ 표준연 이원규 박사, 광시계로 1초를 바꾼다
[KBS 대전] [앵커]
대덕특구 출범 50년을 맞아 KBS대전이 마련한 '연중기획' K-사이언스 '스타를 만나다' 순서입니다.
대덕특구 과학자들을 통해 과학의 백년대계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20억 년 동안 오차가 1초밖에 나지 않는 '이터븀 광시계'를 최초로 개발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원규 박사를 박장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수천 년 동안 진화해온 시계.
산업이 발전할수록 정확한 시간에 대한 관념과 욕망이 커져 더 정밀한 시계가 탄생했습니다.
21세기 첨단과학기술시대, 이젠 원자시계가 GPS 위성에 실려 ㎝까지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세상입니다.
[이원규/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표준그룹 책임연구원 : "예전에는 세상의 필요에 의해서 정밀한 시계가 개발이 됐다면 지금은 정밀한 시계의 개발에 의해서 세상이 바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시간 단위인 '1초'는 누가 언제 정한 걸까?
1967년 파리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세슘원자에서 나오는 특정 빛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지금의 1초 시간을 맞춰 전 세계가 공통된 표준시간으로 사용하는 세계협정시를 정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우리나라가 이 세슘원자시계보다 100배 성능이 높은 '이터븀 광시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네요.
20억 년 동안 1초 정도 오차인 정확도로 2021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세계협정시 생성에 참여했습니다.
[이원규/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표준그룹 책임연구원 : "세계협정시에 참여하는 것은 정말 시계로서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고요. 정말 20년 만에 해낸 거죠."]
이터븀 광시계는 레이저로 이터븀 원자를 포획하고 냉각시킨 뒤 광격자에 가둬 원자의 고유 진동수와 동일한 주파수를 발생시켜 정확한 1초를 만들어내는데요.
이 박사팀은 2030년쯤 있을 1초의 재정의를 위해 이터븀 광시계 2를 연구 중입니다.
[이원규/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표준그룹 책임연구원 : "우주의 나이 138억 년 동안 1초도 안 되는 오차를 가지고 있는 정확도를 가지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자율 주행과 우주항법시스템, 무선통신기술, 1cm 오차의 표고 측정, 지하자원 탐사 등 활용 범위가 크다네요.
20년을 한결같이 1초만 연구해온 이 박사.
음악과 시간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이원규/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표준그룹 책임연구원 : "음정은 시계의 주파수같고요. 박자는 1초, 2초 똑딱거림 같고요. 화음은 시계들이 동시에 잘 맞춰서 가는 것과 관계있는 것 같아요."]
연일 내린 장맛비 사이로 찾아온 반가운 햇살.
이 박사에게 광시계 연구 분야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물었는데요.
[이원규/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표준그룹 책임연구원 : "10여 명에 해당하는 분들이 원자 물리로 노벨상을 타셨고, 광시계에서도 혁명적인 어떤 결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한 번 더 노벨상이 배출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50년을 걸어온 대덕특구, 이 박사는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출연연의 연구과제중심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원규/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표준그룹 책임연구원 : "만일 저희가 외부 사업 수주를 위해서 밖으로 내몰렸다면 이러한 연구를 할 수가 없을 거라 생각해요. 다른 연구에 있어서도 외부 과제 수주에 내몰리지 않는다면 연구실에서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좋은 결과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박장훈 기자 (p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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