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살인 피의자 ‘조선’ 인권만 보호?…“머그샷 공개하라”
[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20대 시절 모습입니다.
1977년, 무면허 운전과 과속으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공개된 그의 머그샷인데요.
빌 게이츠뿐만 아니라 영화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마약, 권총 소지 혐의로, 가수 저스틴 비버는 음주, 난폭 운전으로 이렇게 머그샷이 공개됐습니다.
'머그샷'은 범죄자나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이 경찰에 체포됐을 때, 혹은 구치소에 수감 될 때 얼굴을 식별하기 위해 찍는 사진을 말하는데요.
영어단어 'Mug'는 원래 손잡이가 달린 컵을 뜻하지만, 사람의 얼굴을 의미하는 은어로 쓰이게 되면서 머그샷의 어원이 됐습니다.
어제 신상이 공개된 신림동 살인 사건의 피의자 '조선', 머그샷 공개를 거부하면서 대신 주민등록증 사진이 공개됐는데요.
살인범 전주환과 연쇄살인·시신 유기범 이기영,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까지 최근 신상이 공개됐던 범죄자와 피의자들 모두 마찬가지로 머그샷 공개를 거부했고요.
그러면서 공개된 신분증 사진은 실물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경찰도 이런 논란을 의식한 걸까요?
이번에 '조선'의 신상 공개가 조금 달랐던 점은 범행 당시 CCTV에 찍혔던 그의 모습도 함께 공개됐다는 겁니다.
음주운전 같은 비교적 경범죄라도 머그샷을 공개하는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자라도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만 머그샷을 공개할 수 있죠.
그래서 범죄자의 머그샷 공개와 신상 공개 문제는 우리 사회 강력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논란이 돼왔는데요.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봤습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머그샷을 공개하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런 범죄에도 (예방) 효과가 있을까요?) 그렇죠. 사실은 이런 상황에서는 범행의 증거도 뚜렷하고 무죄 추정에 대한 의문도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적극적인 공개가 있어야 되고요. 악행에 대한 일정한 불이익이 있다고 하는 범죄 억제적 효과도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 강력범죄자의 신상 공개 확대, 범죄자의 최근 사진 공개, 신상 공개 대상 범죄 확대까지 모두 95% 안팎으로 응답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요.
강력범죄자 신상 공개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공개되는 사진을 최근 사진이나 경찰에서 촬영한 머그샷으로 공개하자는 것과 신상 공개 대상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신상 공개 기준 자체를 더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건데요.
여기서 더 나아가 이미 신상 공개가 된 범죄자는 개명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까지. 현재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만 20개입니다.
또, 피의자 신상 공개가 제도화되기 전에는,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같은 강력범죄자의 얼굴을 언론이 나서서 공개하기도 했죠.
그래서 일각에서는 정부나 경찰의 역할뿐만 아니라 이렇게 언론의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일반적인 (신상) 공개는 수사기관이 당연히 하고 혹시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언론의 재량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지금 외국의 뉴스 언론 매체 CNN, 뉴욕타임스 등에서 범죄 용의자의 얼굴을 가려주는 이런 일은 없지 않습니까?"]
이번 신림동 살인 사건이나 부산 돌려차기 사건처럼 일반인에 의해 피의자나 피고인의 신상이 먼저 공개되는 일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
지금 우리 법의 그늘 속 범죄자의 인권이 숨겨지는 사이 국민의 권리와 피해자의 인권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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