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징역 30년’ 남편 니코틴 살인사건 파기…“의문점 남아 있어”

진선민 2023. 7. 2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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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니코틴이 든 물과 음식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의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유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건데, 여성이 건넨 음료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맞는지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보도에 진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내, 아들과 함께 살던 48살 남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2021년 5월.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평소 전자담배를 피우던 아내 A 씨가 니코틴 원액을 넣은 음료와 음식을 남편에게 먹여 살해했다고 보고, A 씨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남성은 아내가 만든 미숫가루 음료와 흰죽을 먹은 뒤 고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갔고, 다음 날 새벽 귀가해 아내가 건넨 찬물을 먹은 뒤 숨졌기 때문입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남편이 니코틴 원액을 실수로 마셨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내연 관계를 유지하던 A 씨가 남편의 재산과 사망보험금을 노려 계획 살인을 했다는 게 하급심의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나온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제시된 간접증거들만으로는 유죄 확신을 주저하게 되는 의문점이 남아 있다"면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에게 찬물을 준 후 밝혀지지 않은 다른 경위로 피해자가 니코틴을 먹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A 씨가 소지한 니코틴 제품과 피해자에게서 검출된 니코틴의 연관성도 밝혀지지 않았다며 사전에 범행을 준비, 계획했는지 더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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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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