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모든 한국인, 평화의 예언자가 되길"…정전협정 70주년 메시지

교황 강복 메시지를 낭독하는 유흥식 추기경(제공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모든 한국인이 평화의 예언자가 되도록 격려하고자 한다"고 27일 밝혔다. 교황이 이용훈 주교 앞으로 보낸 강복 메시지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대독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는 27일 오후 명동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흥식 추기경이 대독한 강복 메시지에서 "오늘날 인류 가족, 특히 가장 힘없는 우리 형제자매에게 고통을 주는 수많은 전쟁과 무력 충돌은, 공동체들 안에서 그리고 민족들 사이에서 정의와 우호적인 협력을 수호하고 증진하려면 끊임없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비극적으로 상기시켜 준다"고 전했다

교황은 "정전 협정 기념이 적대 행위의 중단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반도는 물론 참으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화해, 형제애, 항구한 화합의 밝은 미래까지도 제시할 것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메시지를 대독한 유흥식 추기경은 "북한의 공식 초청으로 교황께서 북한 지역을 방문하게 될 날을 희망한다"며 "나 역시 평화의 사도로서 기꺼이 교황의 북한 방문을 준비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북한에 파견되어 우리 민족의 안녕과 평화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파견 강복을 하는 이기헌 주교(제공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기헌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대북정책이 북한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방향으로 변해 한반도에는 지금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며 "북한 또한 정신없이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기헌 주교는 "남북의 지도자들이 강경해지면 강경해질수록, 우리 민족에게 남는 것은 대결뿐"이라며 "정전 70주년을 맞이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과 북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지난 긴 세월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가장 무거운 걸림돌이자 족쇄인 ‘적대감’을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적대감에서 생긴 갈등과 분열은 오랫동안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 심지어 국민의 사고까지 제약해 왔다"며 "정전 70주년을 맞은 우리는 한반도에 깃든 강한 대결의 먹구름이 하루빨리 걷히고, 평화의 바람이 다시 불게 해주시기를 하느님께 기도한다"고 했다.

한편 평화기원미사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의 주례로 주교단 12명이 공동집전하고,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과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사제, 수도자, 신자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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