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밀착하는 北·中·러 [정전 70주년]
대표단 참관 속 심야 열병식
韓·美·日과 대립 구도 뚜렷
‘북한판 글로벌호크’ 자랑한 金, 러에 무기 세일즈 나선 듯
김정은, 러 국방과 무기 전시 관람
美 무인 공격기 ‘리퍼’ 닮은 꼴 등
신무기 직접 소개… 무기거래 가능성
美 “러, 우크라전 도움 받으려 해”
中 매체 “美 반성 않고 실수 되풀이”
‘6·25전쟁 승리’ 우기며 참전 정당화
북한이 27일 자칭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중국·러시아 대표단이 참관한 가운데 군사 퍼레이드인 열병식을 개최했다. 1950년 6·25전쟁 발발 당시 형성된 북·중·러 연대가 70여년이 흐른 지금도 한·미동맹과 맞서는 형국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한·미·일 안보 협력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나란히 앉은 북·중·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7일 자칭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 공연을 관람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김 위원장 오른쪽은 중국 축하 사절단 대표인 리홍충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왼쪽은 러시아 대표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보도된 사진을 보면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와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유사한 기체가 등장한다. 두 기종의 설명판에는 북한이 해당 기체를 시험 비행하는 사진도 포함됐다.
‘북한판 글로벌호크’는 한국 공군이 미국에서 4대를 도입해 운용 중인 RQ-4와 모양이 거의 같고, ‘북한판 리퍼’는 기체 전방에 카메라 등 감시장비로 보이는 장치와 더불어 공중에서 미사일을 쏘는 사진도 설명판에 등장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북·러 접촉에서 무기 공급 논의가 이뤄진다 해도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그 문제(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공급)에 대해서 우리는 여러 차례 이야기했고 비밀도 아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도움을 받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접촉하고 있고, 북한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하는 북한과의 불법 무기 거래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北 무인기 비행 장면 북한이 개발한 무인 공격기가 공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7일 공개한 ‘무장 장비 전시회 2023’ 관련 영상에서 무인 공격기와 무인 정찰기 두 기종의 비행 장면을 전격 공개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
중국 관영매체들도 이날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중국 인민지원군은 조선인민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을 물리치고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그때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는 듯하다”고도 했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우기며 참전을 정당화한 셈이다. 중국은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란 의미로 6·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이라고 부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정의의 승리, 평화의 승리, 인민의 승리-항미원조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이 출병하지 않았다면 동북아는 전선이 돼 영원히 평안한 날이 없게 되고 평화·발전의 국내 환경을 보장하기 어려웠다”며 세계평화가 위협을 받게 됐을 것이란 억지 주장도 폈다. 글로벌타임스 또한 “미국은 6·25전쟁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면 앞으로 더 큰 실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수찬·김예진·홍주형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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