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오물 치우고 양평 고속道 추진”… 野, 국조 요구서 제출

박세준 2023. 7. 2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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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휩싸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백지화 선언 배경에 대해 "고속도로가 가야 할 길에 오물이 쌓여 불가피하게 사업이 중단됐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 조사안과 대안 노선의 종점인 경기 양평군 양서면과 강상면을 차례로 방문해 주민 간담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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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장관 양평 지역주민 간담회
“특혜노선이라면 난 콩밥 먹어야”
野 사과 촉구 속 사업재개 의지
민주당은 특혜 의혹 제기 지속
‘尹 인지 여부’ 국조요구 대상에
與 “정치공세”… 협의 쉽지 않을듯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휩싸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백지화 선언 배경에 대해 “고속도로가 가야 할 길에 오물이 쌓여 불가피하게 사업이 중단됐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 조사안과 대안 노선의 종점인 경기 양평군 양서면과 강상면을 차례로 방문해 주민 간담회를 진행했다. 종점 변경 논란 이후 원 장관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혜 없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이 27일 경기도 양평 양서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타노선 종점 인근 한 교회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전진선 양평군수로부터 고속도로 지형도 설명을 듣고 있다. 양평=뉴시스
원 장관은 예타안 종점인 양서면의 한 교회에서 주민들과 만나 “양평의 오랜 숙원사업이 정치적인 싸움거리가 되면서 특정인 게이트로 몰고가는 오물이 잔뜩 쌓인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자기들 주장대로 안 해주면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하고, 예산 편성도 안 해주겠다고 한다. 우선 오물을 치워야 해서 불가피하게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의혹 해소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전문가 의견을 가급적 빨리 모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여기저기 토를 달고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나가는 것을 깨끗이 치울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장관은 강상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지화 선언을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스럽다”며 “만약 특정인을 위한 특혜로 국토부 장관이 노선을 틀어 나쁜 데다 갖다 붙였으면 장관이 콩밥을 먹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기본·실시설계 예산을 반영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사업을 백지화하면서도 올린 게 아니라 지난 5월에 올린 예산을 우리가 일방적으로 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월 국회 예산안 심사나 12월 예산안 통과 전까지는 양평 주민들의 고통을 빨리 해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사업 재개를 위해 야당의 사과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야당이 참여한 검증 과정을 밟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 추진을 위한 의혹 해소의 특별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틀에 민주당도 들어오라”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검증방안은 절차를 찾아 제안한 뒤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이소영 원내대변인이 27일 국회 의안과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이날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요구서 내 주요 조사대상으로는 △대통령의 노선 변경 인지 및 처가 인척의 노선변경 개입 여부 등 종점 변경 경위 △신규 노선 변경 과정에서 제기되는 제반 절차에 대한 의혹 규명 △특혜 의혹 관련 인물들의 토지 취득 경위 등이 명시됐다. 노선 변경과 관련해 국토부·기획재정부 등 권력층 개입 여부, 국토부·한국도로공사 등의 사업 변경 관련 자료 파기 여부도 조사대상에 넣었다.

민주당 국정조사 요구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와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에게 협의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 추진이 정치 공세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여야 협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상임위를 열어서 충분히 질문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줄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계속 끌고가 양평군민이 원하는 사업을 지연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세준·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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