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험프리스에 시민단체가 집결한 까닭은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가 있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각각 집회를 벌였다.
외부에서 온 단체들이 서로 반대 주장을 하며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정작 지역사회에선 이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평택인간띠잇기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 자주민주평화통일위원회 등은 27일 캠프 험프리스 둘레 18㎞를 분홍색 천으로 둘러싸는 ‘띠잇기’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정전상태를 끝내고 평화체제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며 500여명이 분홍색 천을 들고 미군기지를 에워싼 뒤 안정리·동창리(윤)·함정리 게이트 등 미군기지 게이트 6곳에서 각각 풍물놀이 등을 벌였다.
이후 안정리 게이트에 집결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철수하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원탁회의 실무자인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는 “정전 7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도돌이표로 미국은 무기를 팔며 전쟁 비즈니스만 하지 않느냐”며 “미군의 세균실험이 국내에 있다지만 정치인 누구도 지적하지 않으니 우리가 우리 땅과 평화를 찾는단 의미로 행사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집회를 연다는 소식을 접한 보수성향 평택 시민사회단체와 팽성상인연합회 등도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과 주한미군기지 철수 반대를 외치는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대국본 등 보수단체 소속 5천여명은 인간띠잇기 행사에 앞서 팽성 안정리게이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애국가·미국국가를 제창한 뒤 “Thank you USA”, “I love USA”, “문재인·이재명 구속” 등을 외쳤다.
이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6·25가 끝난 승전기념일 북한의 지시로 좌파 단체가 세계 제일의 미군기지를 점거하려고 시위를 하니 오늘 우리가 쳐내려고 모였다”며 “오늘날 종북좌파 세력은 북한이 남침할 길을 만들기 위해 미군이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4시께 인간띠잇기 시작을 앞두자 일부 보수단체 회원은 “빨갱이는 죽여도 돼”, “북한이 좋으면 북으로 가라”고 고성을 지르고 욕설하며 도발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경찰은 두 단체 간 충돌을 우려해 10개 중대 2천500명을 투입했다.
한편, 지역사회에선 외부에서 온 시민사회단체가 벌인 집회로 충돌사태 등이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자 불편함을 드러냈다.
장모씨(평택시 팽성읍)는 “사람이 몰리는 것만으로도 교통이 혼잡해지는 데 피해는 인근에서 영업하는 사람이 고스란히 받는다”며 불평했다.
지역에서 평화운동을 하는 시민사회단체도 이번 띠잇기 행사에 불참했다. 임윤경 평택평화센터장은 “(인간띠잇기 측에)지역 주민의 의사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소통이 부재했다”고 말했다.
안노연 기자 squidgam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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