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건설업계…`시멘트 가격 인상` 서로 다른 잣대로 네탓 공방

건산연 '시멘트값이 공사 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
시멘트협회 "판매가격 기준 잘못… 심각한 오류" 정면반박

사진 연합뉴스

'시멘트 가격이 현재보다 7~10% 오르면 100억원 규모의 공사 기준으로 최고 1억1400만원의 재료비가 추가된다'는 건설 전문기관의 분석에 시멘트업계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시멘트 가격 14% 인상시 분양가 인상은 약 0.5%에 불과한데 해당 기관이 시멘트 판매가격을 잘못된 기준으로 선정해 도출된 결과라는 주장이라 추후 공방이 예상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의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공사 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는 시멘트 판매가격을 잘못된 기준으로 설정해 분석한 것이라고 27일 반박했다.

건산연은 시멘트와 레미콘의 최근 2년간(2021년 8월~2023년 7월) 시장거래 가격 추이에 대해 한국물가협회의 '산업물가 가격변동'을 인용해 2021년 8월 시멘트 가격(보통, 40kg 포장품) 4800원 이후 증가율이 54.2%에 달한다고 근거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2023년 7월 인상안이 고스란히 반영된다면 시장 거래가격은 8436원(75.8%↑)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멘트협회 측은 "시멘트 판매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물가동향 자료를 그대로 인용한데서 비롯된 심각한 오류"라며 "한국물가협회에서 발표하는 시멘트 가격은 전체 시멘트 물량의 약 3% 수준을 차지하는 포장시멘트를 기준으로 삼아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포장시멘트 가격도 오류가 있다며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 중 A사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포장시멘트 가격(공장도 기준, 40kg 포장품)은 2021년 7월 기준 4200원이었던 가격이 작년 4월 4500원으로 오른 뒤 같은 해 11월 5200원으로 변동된 것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고, 시멘트업계가 가격 인상을 통보한 7월 1일자 인상안을 반영하더라도 5900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건산연이 제시한 포장시멘트 가격은 실제 거래가격과 비교해 600~2540원까지 큰 차이가 있다는 것. 이는 건설현장의 순수 재료비 중 시멘트업계로부터 공급받는 시멘트 가격이 아닌, 대리점 및 소매상이 소비자에게 전가할 물류비와 인건비 및 마진 등을 폭넓게 산정해 더한 가격이라는 추정이다.

이 외에도 건산연이 제시한 자료에는 올해 6월 7400원으로 인상된 후 한 달만인 7월에 또 다시 8436원으로 인상되면서 인상률이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6월에는 시멘트 판매가격이 인상된 바 없기 때문에 '인상률 대폭 상승'이라고 언급한 것도 중대한 오류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분석의 기본 통계 수치에 큰 오류가 발견된 만큼 이를 토대로 산정된 공사비 역시 신뢰할 수 없다. 오히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시멘트 가격 10% 상승시 건설비용 증가는 0.20~0.35%에 그친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시멘트협회 분석 결과 시멘트 가격 14% 인상시 30평형 아파트 1세대 당 시멘트 투입비중은 실제 분양가 대비 약 0.5% 수준에 불과하며 시멘트 인상 비용은 약 30만원으로 0.06% 증가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