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한국 스타일이야”…와인들고 베트남 가는 신동빈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7. 27. 18: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 9월 초 베트남에 보틀벙커 오픈
한국 15% 수준이지만 성장잠재력 커
현지 중산층 중심으로 와인 수요 증가
롯데쇼핑은 오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열고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선다. 9월 초부터는 이곳에서 보틀벙커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제공 = 롯데쇼핑]
대형 오프라인 주류매장 ‘보틀벙커’를 운영 중인 롯데쇼핑이 오는 9월 베트남에도 보틀벙커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에 보틀벙커를 선보이는 건 처음인 만큼 한국에서 경험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목표인데 주류업계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열고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선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과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이 입점하는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프리 오픈과 시범 운영 단계를 거쳐 오는 9월 22일 그랜드 오픈할 예정인데 보틀벙커는 그보다 2주 정도 빠른 9월 8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롯데쇼핑의 첫 해외 보틀벙커인 동시에 베트남 최초이자 최대 규모 메가 와인숍이 될 전망이다.

새로 꾸려지는 이 매장은 보틀벙커 1호점인 잠실점(1322㎡)보다는 작은 약 800㎡(240여평) 규모로 조성된다. 와인 2500여종을 비롯해 총 3500여종의 주류와 관련 용품을 취급하는데 국내 보틀벙커에서 운영 중인 테이스팅탭도 현지에 최초로 도입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 서구 롯데마트맥스 상무점 ‘보틀벙커’ 매장에 소비자들이 싱글몰트 위스키를 구매하고자 몰려든 모습. [이상현 기자]
롯데쇼핑이 베트남에 보틀벙커를 준비 중이라는 건 올해 1분기께부터 주류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거론돼왔다. 국내에서 유통 3사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와인 전쟁’이 펼쳐지며 구축된 주류 공급망과 체계가 해외에서도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과 기대가 컸다.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맥주 시장이 가장 발달했고, 그 규모 역시 큰 나라다. 전체 주류 매출에서 75% 상당 비중을 맥주가 차지할 정도인데 최근 몇 년 새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와인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020~2021년 베트남에서 대부분의 주류 판매가 감소했을 때도 베트남의 레드와인 판매 감소율은 6.4%로 타 주류보다 감소 폭이 작았다.

유로모니터는 음력설에 양주나 와인 등 고급 술을 선물하는 현지 문화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맥주 등 일상에서 소비하는 술은 줄였어도 중산층의 선물용 와인 수요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1년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판매 감소율이 18.2%로 높았지만,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제한된 데다 스파클링 와인이 주로 소비되는 연회와 각종 행사가 열리지 않은 까닭이라고 유로모니터는 설명했다. 관광 등 서비스업이 회복되면 그 수요 역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다.

현재로서는 전체 시장 규모 역시 크다고 보기 어렵다.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가 추정한 지난해 베트남 와인 시장 규모는 2억1930만달러 수준으로 한국(15억2000만달러)의 14.4% 정도다. 그러나 2년 내 2억6474만달러 규모로 22.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광주상무점에 선보인 와인 전문매장 ‘보틀벙커’ 3호점. [이상현 기자]
주류업계에서는 베트남 와인 시장이 성장률이 높은 만큼 공략해볼 법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특히 보틀벙커의 경우 개점 후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현재 타 유통공룡들의 대형 점포보다 발주 수요가 꾸준하고 안정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나 현대백화점그룹보다 먼저 대형 점포를 선보이면서 인지도가 상승, 현재 가장 안정적으로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보틀벙커 모델을 베트남에서도 똑같이 적용해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보틀벙커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아이콘이지 않나. 교통도 좋고, 매장 내부도 예쁘고, 와인 종류도 많다”며 “베트남에서도 이같은 효과를 기대해봄직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와인시장이 정체된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동향이 나타났을 때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우려가 제기된다. 또 유통망이 한국처럼 안정적으로 갖춰질지에 대한 의문도 일부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