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내 딸도 똑같이 죽었습니다"···기간제교사 父 절규 그 후

서울시교육청 자체조사 진행

지난 2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교직3단체가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사립학교에 재직하던 딸이 서이초 사건과 똑같이 교권 침해 피해로 6개월 전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유족. 조 교육감에게 교권 침해 피해사례 조사를 전국 전수조사로 확대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서울경제]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의 폭언, 과중한 업무 등으로 서울 소재 사립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6개월 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유족의 주장과 관련해 조사를 시작했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는 6개월 전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사립초등학교 교사 A씨의 사망과 관련해 유가족을 상대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사망한 A교사의 아버지는 지난 24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제 딸도 똑같이 죽었습니다. 억울한 제 딸도 제발 같이 조사해주세요”라며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근무 당시 학교 폭력 사건을 처리하다가 가해자 학부모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기피 업무에 배정되는 등 과다한 업무에 시달렸다.

당시 A씨 아버지는 “저희 딸도 작년 7월에 병가를 내고 살다가 6개월 전 그렇게 됐다. 같이 조사해달라”며 “사립이라서 (조사에)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고 한다. 대책위에 같이 (딸 사안을) 넣어달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서이초는 조화가 놓이는데 저희 딸은 꽃송이도 하나 못 받고 죽었다”며 “제 딸도 똑같은 교사고 사랑스러운 제 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그 자리에서 유가족 측에 관련 부서가 해당 사망 사건에 대해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유가족과 지난 24일 1차 면담을 진행했고, 서울시교육청의 공익제보센터에서 이 사안을 맡아 자체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유가족 상대로 고인의 자료를 보는 등 경위 파악에 나섰다”며 “교육감 지시로 공익제보센터가 이 사안을 같이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주에 유족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유족 측은 1차 면담에서 A씨를 상대로 '다시는 교단에 서지 못하게 하겠다' 등 학부모의 폭언이 있었고 A씨의 업무량이 과다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 반에 행동 교정이 필요한 학생과 학폭 사안 관련 학생이 몰리는 등 기간제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었다고도 말했다.

A교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자 근무지 관할로 추정되는 교육지원청 앞과 서울시교육청 앞에 A씨를 추모하는 교사들이 화환을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안유진 인턴기자 youjin122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