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잘해"…'더 문' 김용화 감독, 280억 들여 상상만 했던 韓달 탐사 완벽 구현(종합)[인터뷰]

김보라 2023. 7. 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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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김용화 감독이 우리나라 최초로 유인 달 탐사선을 그린 SF 장르영화 ‘더 문’으로 올여름 컴백했다. 그간 영화 ‘백두산’(2019), ‘모가디슈’(2021) 등의 제작 및 제작 투자에 참여해 왔지만 연출작은 ‘신과함께-인과 연’(2018) 이후 5년 만이다.

자신을 한계에 가두지 않고 매 작품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는 김용화 감독은 국내 최초로 달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내놓으며 “한국은 SF 불모지라는 선입견이 있지 않나. 그것을 ‘더 문’이라는 영화가 깨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용화 감독은 2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는 스포츠영화라서, ‘신과함께’는 판타지라서 한국에선 절대 흥행할 수 없다고들 했었다. 물론 제가 그 장벽을 깨기 어렵고, 제 인생을 걸고 도전한 것은 아니다.(웃음) 다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만든 이유와 내놓는 감회를 전했다.

김용화 감독이 연출한 ‘더 문’(배급 CJ ENM, 제작 CJ ENM STUDIOS·블라드스튜디오)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담았다.

우리나라는 2030년께 무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인류가 (소련과 미국에서) 달에 여러 번 착륙했었다. 기술적으로는 달에 가는 걸 극복했고 우주산업은 엄청나게 발전해 있다. 실제로 2030년쯤 우리나라도 무인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더 문’이 표현한 이야기가 완전한 허구는 아닌, 어느덧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다.

세트 비주얼과 사운드 등 모든 영역에 세세하게 공을 들여 실제 같은 우주와 달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에 자문을 구하며 CG와 VFX, 4K 기술을 더해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이날 김 감독은 “모든 작업에 4K 렌더링을 걸었다. 보통의 작업과 비교해 4배나 높아진 것인데 과연 컴퓨터가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했다. 저는 영화 속 비주얼을 실제 사진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정확한 해상도가 관객들에게 이물감이 들 수도 있기에 어떻게 다가갈지 두렵기도 했다. 영화 초반엔 시청각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 영상과 사운드 레벨은 5분 안에 적응하실 것”이라고 완성본에 자신감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의 설명대로 4K 렌더링을 통해 실제 우주 같은 그림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화면 속 우주와 달은 실제 같은 최대치를 선사한다.

이에 김 감독은 “NASA를 비롯해 우리나라 다누리가 지금도 사진을 엄청나게 찍고 있다. 저희가 실제로 달에 갈 수 없으니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거치며 VFX로 구현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더 문’ 속 달 표면은 리얼리즘 예술의 최고치다.

김용화 감독은 “달 표면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고심했는데, 우리나라 기준으로 따지자면, 가장 비슷하게 보이는 게 현무암이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현무암을 외부로 반출하지 못 하게 한다. 그래서 엄청난 양의 회색 흙을 공수해 넓은 공터에 깔았다. VFX로 만들 수도 있었는데 카메라와 피사체의 각도 및 접근 거리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VFX 효과를 쓰는 데 최상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세트를 구축했다.”

이는 최상위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 VFX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세트와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의미다.

또한 NASA에서 실제로 쓰는 소재를 활용해 우주선 내부 LED 패널과 스위치를 만들었고, 산소가 없는 우주의 소리를 긴장감 있게 만들기 위해 사운드 믹싱에도 집중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트워크로는 전세계 최고다. 마블영화 작업에 참여한 한국인이 많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전세계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심미안을 갖고 있어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둘 다 그렇다. 덕분에 ‘더 문’도 구현될 수 있었다. 예산은 우리 영화가 (할리우드 작품에 비해)덜 들어갔지만 기술력은 거의 같다. 사진처럼 아주 정교한 영상으로 만들어 관객에게 실제 같은 느낌을 주겠다는 게 저의 목표였다.”

제작비 280억 원 가량이 들어간 우주영화 ‘더 문’에서 선우가 운전하는 월면차도 한 자동차업체와 함께 제작한 것이다. “NASA에서 설계도를 공유했다. 달에서도 구현이 가능할 정도로 만들어보자 싶어서 국내 한 업체와 전기차로 제작했다”며 “월면차는 실제 도로에서 시속 50km로 달릴 수 있다. 한 번 전기충전을 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처럼 외적인 작업과 함께 ‘더 문’이 말하고 싶었던 용서를 구하는 과정에 대해 말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에도 집중했다. 김 감독은 원안을 보고 마음을 빼앗겨 구입했지만,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은 대폭 수정했다.

김용화 감독은 “인물들의 감정 라인을 다시 짰다. 되게 많이 고쳤다. 원안은 인물들의 감정적인 부분을 더 깊게 다뤘는데, 영화는 2시간 안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는 마음에 좀 더 스트레이트 하게 수정했다”고 시나리오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우주를 배경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휴먼 드라마를 그려낸 것이다.

주인공 선우 역할에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를 캐스팅 한 것과 관련, “선우 역할은 잠재력은 가졌지만 이미지가 덜 고착된 배우가 맡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며 “도경수의 잠재력은 알고 있었다. (설경구와 김희애 등) 베테랑 배우들이 제 역할을 잘 표현해 주셔서 도경수가 ‘더 문’에서 더 빛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김용화 감독은 그러면서 “제가 생각한 선우를 도경수가 맡았을 때 (시나리오 속 선우가) 새로 태어날 모습이 기대됐다. 다른 배우들은 기대가 안 됐다는 말이 아니라 도경수가 만들 선우를 기대한 것”이라며 “선우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않는데 도경수가 그런 부분까지 연기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저도 연출자로서 작품을 찍으면서 재미가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도경수가 제 역할을 굉장히 잘했다 싶다”고 웃으며 흡족한 마음을 드러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CJ ENM,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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