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찾아온 백발의 참전용사들…"원더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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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으로 한국을 떠난 지 70년 만에 몰라보게 달라진 부산의 모습을 보고 연신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27일 오후 롯데호텔 부산에서는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도널드 리드(91·미국), 리차드 카터(92·영국), 윌리엄 로버트슨(92·캐나다), 로널드 워커(89·호주) 등 참전용사 4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은 유엔군 첫 파병지로 이들에게는 한국전쟁의 상징적인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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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코리아에 안타까움…"자유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달아"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언빌리버블, 원더풀, 어메이징…"
정전협정으로 한국을 떠난 지 70년 만에 몰라보게 달라진 부산의 모습을 보고 연신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27일 오후 롯데호텔 부산에서는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도널드 리드(91·미국), 리차드 카터(92·영국), 윌리엄 로버트슨(92·캐나다), 로널드 워커(89·호주) 등 참전용사 4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은 유엔군 첫 파병지로 이들에게는 한국전쟁의 상징적인 장소다.
일본에서 작은 배를 타고 부산에 첫발은 내디뎠던 소년 카터는 92세 백발 노인이 됐다.
취재진을 향해 서툰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뿌듯하게 웃는 그는 제28왕립공병연대 소속 육군 소위로 1953년 10월 부산에 도착했다.
트럭과 미군 기차를 갈아타며 전방을 거쳐 임진각 근처로 배치된 그는 감악산 아래 마련된 부대 인근을 순찰하며 임진각 다리를 넘어오는 중공군을 발견하면 다리를 폭파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한다.
카터는 "(전쟁 당시) 다리를 폭파하지 않고 끝까지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미소지었다.
그는 70년동안 소중하게 간직해온 사진 몇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부산 곳곳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는 "70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의 모습을 보고 놀라고 행복했다"며 "한국이 이룬 발전은 모두가 따라야 할 모범이라고 생각한다"고 술회했다.
카터는 오랜기간 간직해온 전쟁 당시 한국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한국 화폐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오전 UN기념 공원을 방문해 73년만에 전우를 만난 로버트슨은 "낙동강에서 전사한 전우 '윌리엄 월든'이 안장된 곳에 다녀왔다"며 "키오라는 10살짜리 아이가 만들어준 양귀비 포피(양귀비꽃, 영연방 국가의 보훈 상징)를 전우의 묘역에 헌화했다. 잊지 못할 아름다운 기억이 됐다"고 감동했다.
이들은 한국의 눈부신 성장에 감탄하면서도 아직 종전이 아닌 정전인 한국의 상황에 아픔을 함께 했다.
한국 국적의 여자를 만나 결혼한 리드는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황폐화된 모습을 보고 미래는 없을 것처럼 보였다"며 "한국인들은 그들의 정신력을 원동력 삼아 이러한 성장을 이뤘다. 한국이 이룬 기적을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북한의 마찰이 안타깝다. 전쟁을 경험한 사람으로 북한의 굶주림이 얼마나 힘든지,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달았다"며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면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6·25전쟁 당시 부대원들을 도왔던 한국 소년들을 잊지 못하고 애타게 찾기도 했다.
호주 육군 출신으로 후크고지 전투에 참전했던 워커는 희미한 기억 속에서 3명의 이름을 꺼내 더듬더듬 읊었다. 그는 "당시 우리 군을 도와 궂은일을 도맡아 했던 김진태, 김일송, 조적성을 찾고 있다"며 "잘 지내는지 궁금하고,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21개국 참전용사는 이날 저녁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유엔군 참전의 날 국제기념식을 마지막으로 부산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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