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입장밝힌 주호민…같은 반 학부모들 "학대 없었다" 반박

주호민 작가. 연합뉴스

유명 웹툰 작가인 주호민 작가가 자신의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했다는 의혹으로 특수교사를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주 작가의 자녀와 함께 공부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가 아동학대를 한 일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진실공방으로 사태가 번지고 있다.

주 작가는 전날인 26일 오후 늦게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내고 "작년 9월 저희 아이가 돌발행동으로 인해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돼 하루종일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게됐다"며 "그런데 사건 당일부터 지속적으로 평소와 다른 매우 불안한 반응과 두려움을 표현하고, 등교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주 작가는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고, 특수학급에는 장애아동만 수업을 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지만 확인이 필요했다"며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우선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돌발행동이) 본인의 수업 시간 중에 발생한 일이 아님에도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하였으며 이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주 작가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자녀에게 '아동학대'로 판단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며 특수학급 교사 A씨를 신고했다. A씨는 이에 따라 직위가 해제됐다.

주 작가의 신고는 최근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들의 과한 민원 등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뒤 '교원들이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제대로 지도를 할 수 없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주 작가가 유명인인데다 같은 학교의 학부모들과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논란이 커졌다.

주 작가 자녀와 같은 특수반에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들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교사의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그런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다른 학교에선 수업을 듣기 싫어하던 아이가 A교사를 만나고 한글도 떼고 즐거워했다"며 "통합반 수업 적응도 적극 도왔다"고 전했다. 다른 학부모는 "A교사가 직무해제되고 자폐 퇴행이 온 아이도 있다"며 "저희가 (해당 교사를 위한) 탄원서를 쓴 것도 그런 선생님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존경했기 때문"이라고 교사의 편을 들었다.

해당 교사가 작성한 경위서도 공개됐다.

경위서를 보면 해당 교사는 "'부메랑'이라는 단어를 익히는 과정에서 강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으며, 받침이 들어간 받아쓰기 급수 교재 10문장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는 표현을 알려주기 위해 A군의 행동을 예로 들었다"고 당시 강한 어조로 발언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 말과 함께 이 (돌발)행동 때문에 친구들을 못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면서 "그러나 이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하고자 했을 뿐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승민기자 ks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