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사 유족’ 외면 이상민 장관, 개선장군이라도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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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업무에 복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뻔뻔함이 가관이다.
헌재 결정이 마치 무죄 판결이라도 되는 양 이태원 참사 유족에겐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수해 현장을 돌아다니며 일선 공무원을 질책한다.
이 장관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일 밤 '행안부 장관 중심으로 잘 대처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도, 2시간 가까이 지난 다음날 새벽 1시쯤에야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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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업무에 복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뻔뻔함이 가관이다. 헌재 결정이 마치 무죄 판결이라도 되는 양 이태원 참사 유족에겐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수해 현장을 돌아다니며 일선 공무원을 질책한다. 표정은 마치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여유롭고 기세등등하다.
이 장관은 헌재 결정 다음날인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대통령의 지시가 현장까지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부터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을 강조했으나, 이번 호우 상황에서 여전히 현장에서 대응 원칙이 잘 작동하지 않았고 기관 간 협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경북 예천 산사태 등에서 드러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당국의 무능함을 질책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그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이 장관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일 밤 ‘행안부 장관 중심으로 잘 대처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도, 2시간 가까이 지난 다음날 새벽 1시쯤에야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 자택인 서울 압구정동에서 택시를 타면 15분 만에 참사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도 자동차로 50분 거리의 경기도 일산에 사는 수행(운전) 비서를 불렀다. 그때 이미 수십명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었는데도 집에서 운전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장관은 기사 있는 전용차 아니면 다른 차는 못 타는 사람인가. 그 정도로 태연할 수 있는 그 무책임과 무심함이 놀랍다. 그랬던 그가 이제 와서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을 말하니, 이 장관은 부끄러움이라고는 없는 사람인가. “대통령 지시가 현장에 잘 전달이 안된다”는 질책은 이 장관이 들어야 한다.
이 장관은 헌재 결정 직후 “10·29 참사와 관련한 더 이상의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라는 기괴한 입장문을 냈다.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족과 시민사회의 정당한 주장을 ‘소모적인 정쟁’으로 깎아내린 것이다. 그는 26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분향소를 방문해서도 유족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의 뻔뻔함은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의 비호가 있기에 가능하다. 대통령실은 “탄핵소추는 거야의 탄핵소추권 남용이다. 반헌법적 행태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장관에게 책임을 물었으면, 탄핵을 했겠는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니, 탄핵까지 가게 된 것 아닌가. 159명의 죽음 앞에 최소한 인간의 도리를 갖춰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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