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가뭄에 우크라 수출 봉쇄…곡물 가격 급등 우려

김혜송 2023. 7. 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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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국제 정세의 영향도 있고 세계 기후와도 관련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파장이 우려되는데요.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지금 곡물 가격이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으로 보면요, 현지시간 25일 밀 선물 가격이 2.6% 올랐습니다.

거래 단위는 부셸, 27.2킬로그램인데 이 가격이 7.7725달러가 되며 다섯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많게는 하루에 5.7% 오르기도 했던 옥수수 선물은 이날은 0.1%빠졌는데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곡물 가격 상승세가 시작된 건 지난 17일 이후입니다.

러시아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을 보장해온 협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던 그날이죠.

직후에 밀 선물이 3%, 옥수수와 콩이 1% 이상 올랐고 이후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흑해곡물협정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유럽의 손꼽히는 농업국인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수출하지 못하면서 국제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요.

그래서 유엔이 나서고 튀르키예도 중재해서 지난해 7월 흑해 운송의 안전을 보장하는 합의서가 마련됐었습니다.

그런데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자 러시아가 지난 17일 전격적으로 협정을 중단시킨 거죠.

그간 우크라이나는 약 3천3백만톤의 곡물을 흑해 항로를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에 수출해왔는데요.

이제는 이들 지역의 식량 확보가 불투명하게 됐습니다.

[앵커]

지금 흑해를 통한 운송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까?

[기자]

지금 러시아아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가는 화물선을 잠재적인 군사 화물선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입니다.

흑해 협정에서는 오데사, 피우데니, 코르노모르스크 등 세 곳을 수출항으로 지정했었는데 협정 종료 후 러시아는 오데사를 연일 공격해 수만톤의 곡물이 소실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러시아가 해상 운송 봉쇄가 최대 15%의 곡물 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렝샤/IMF 조사 책임자 : "곡물 거래가 중단됐으니 이제는 (곡물이 출하됐던 때와는) 반대로 가격 상승 압박을 받을 것입니다. 아직 평가중입니다만 곡물 가격이 10~15% 범위에서 상승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닷길이 막히면 강을 통한 운송이 대안이 될 수 있겠죠.

다뉴브 강을 통한 내륙 수운의 거점으로 '레니'라는 곳이 있는데 러시아는 이곳까지 공격했습니다.

유럽 연합은 우크라이나 농산물을 육로를 통해 수출하도록 할 계획이라는데요.

다만 운송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고 폴란드 등 인접국들도 자국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전쟁 이외의 다른 공급 감소 요인은 어떤게 있습니까?

[기자]

기후 문제입니다.

요즘 미주와 유럽 대륙의 고온 현상과 가뭄을 비롯해서 세계 각지에서 이상 기온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었죠.

이로 인해 수확량 감소가 우려됩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대표적인 밀 생산지인 캔자스 주의 밀 수확이 가뭄으로 인해 60년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전했었습니다.

보도를 보면 2년전 수확량은 에이커당 52부셸이었는데 올해는 반을 조금 넘는 29부셸에 그칠 것이라는 거죠.

미국은 세계 5대 밀 수출국인데요 미 농무부 보고서는 올해 밀 수출 예상치가 지난해보다 4% 줄어서 1971년 이후 최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다른 곡물은 어떻습니까?

[기자]

쌀도 불안합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인데요.

최근 자국내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자 지난주 전체 쌀 수출 물량의 약 절반에 수출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수출 제한 대상이 된 쌀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소비돼온 품종이라고 하는데요.

쌀수출 2위와 3위인 태국과 베트남도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국제 곡물 가격에도 불안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설탕인 원료인 사탕수수도 인도, 태국 등의 작황이 부진하고 최근 거래 가격도 10여년만에 가장 높다는 외신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제 곡물 시장이 비교적 안정됐던 지난달에 국내 밀가루를 비롯해서 라면, 과자 같은 식품들도 값을 내렸었는데요 이달들어 대외 여건이 또 달라진거죠.

선물 거래니까 당장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고해도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우리에게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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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송 기자 (pine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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