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용'인 선수가 MVP-선발은 '생일 자축투'... 경북고 우승, 운명이었다 [★청룡기]
경북고는 2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물금고를 4-1로 꺾고 청룡기 정상에 올랐다. 2015년 봉황대기 우승 이후 8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이자 22번째 전국제패다. 8번째 청룡기 우승으로 해당 대회 최다 우승팀인 경남고(9회)를 바짝 쫓았다.
선발 투수 이승헌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과 경기 초반 득점권에서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컸다. '경북고 오타니' 전미르는 투구 수 제한으로 4번 및 지명타자로 출전해 1회말 결승타를 비롯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선발 투수 이승헌은 7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7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예상하기 힘들었던 우승이었다. 에이스 전미르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였다. 결승에서도 전미르, 박경도, 김병준이 등판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이번 대회 불펜으로만 등판했던 이승헌이 기대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줬다. 또한 적재적소에 적시타가 터지면서 3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이준호 감독은 "3~4이닝을 예상하고 이후 계투를 운영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승헌이가 예상 외로 잘 던져줬다"면서 "승헌이가 올해 전반기에 많이 던져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훈련 때 공이 좋았다. 원래도 (전)미르와 원투펀치였다. 큰 키에서 나오는 직구와 슬라이더가 괜찮고 최고 시속 145㎞까지 나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거 이승엽 감독과 경북고의 7번째 청룡기 우승을 이끌었던 이 감독은 2019년 부임해 그해 협회장기(현 이마트배) 4강에 이어 청룡기 우승으로 방점을 찍었다. 이 감독은 "많이 기대해 주셔서 부담감이 솔직히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어제도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오늘은 조금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경북고 에이스 전미르는 투구 수 제한으로 결승전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지만, 4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결승타를 뽑아내는 등 자신의 재능을 맘껏 과시했다.
아버지가 직접 지어주신 '미르(용의 순우리말)'라는 이름답게 청룡기 최고의 스타로 거듭 났다. 전미르는 이번 대회 투수로서 13이닝 무실점 6사사구(3볼넷 3몸에 맞는 볼) 15탈삼진을 기록했고, 타자로서 타율 0.267(15타수 4안타) 4타점 6볼넷(2 고의사구)을 기록하며 대회 MVP와 수훈상을 수상했다.
우승 직후 전미르는 "이런 느낌은 오랜만이라 카메라도 새롭고 이 기쁨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평가를 받은 전력에 대해서는 "그러한 평가가 오히려 우리에게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연습할 때도 더 열심히 하고 어떻게든 안 좋은 모습을 떨쳐 내려 애썼다"고 말했다.
9월 열리는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미르는 1라운드 지명도 예상되는 유망주로 언급된다. 이 감독은 투수로서 가능성을 좀 더 높게 평가했지만, 전미르는 아직까지 투, 타 모두 놓고 싶지 않아 했다. 그는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아직 두 가지 다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대회는 마운드에서 좀 더 괜찮았던 것 같다. 치는 것이 좀 더 재밌지만, 오늘 경기는 계속 점수 내야 할 때 못 냈고 초반에 한 것이 다라서 만족 못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투수로는 투구 수 관리가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좋아하는 팀은 연고지 삼성 라이온즈였다. 전미르는 "대구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삼성 야구를 보며 컸다. 그래서 삼성을 좋아했었다"면서 "오타니가 롤모델이다. 투수로서는 쫄지 않고 바로 승부에 들어가는 멘탈과 오래 던져도 괜찮은 스태미너가 좋다. 타자로서는 강한 타구를 잘 보내고 생각보단 빠른 발을 갖고 있다"고 어필했다.
결승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선발 이승헌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불펜으로만 두 차례 등판했지만, 결승전에서 위기 때마다 떨어지는 변화구로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승헌은 키 190cm, 몸무게 95kg로 큰 키에서 나오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가 매력적인 우완 투수다.
이승헌은 "오늘이 되는 날이었던 것 같다. 위기 때 차분해 보였겠지만, 엄청 긴장했다. 하지만 유격수가 실수 했을 때 내가 못 막으면 자책하지 않을까 싶어 내 선에서 막아보자 했는데 잘 됐다"고 말했다.
롤모델로 삼성의 최충연과 원태인을 꼽은 이승헌은 자신이 태어난 날(2005년 7월 27일)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그는 "최고의 생일 선물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목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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