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전기차 동맹’… 공동 개발·투자로 혁신 발돋움

김경민 2023. 7. 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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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르노, 전기차 회사 공동투자
폭스바겐은 中샤오펑과 개발 협력
아우디, SAIC와 공동 개발·생산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와 루카 데 메오 르노 CEO, 가토 다카오 미쓰비시자동차 CEO(왼쪽부터)가 지난 2월 6일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베이징=김경민 정지우 특파원】 일본 닛산자동차와 프랑스 르노가 쌍방간 같은 비율로 지분 투자를 조율하고, 새로운 전기차(EV) 회사를 공동 투자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 EV 스타트업 샤오펑과 손을 잡았다. 아우디는 상하이자동차(SAIC)와 EV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EV 시대 변화에 발맞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발전적 동맹 전선을 잇따라 재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닛산·르노 "기름차서 EV로 갈아타자"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및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약 25년 제휴 관계였던 닛산과 르노 양사는 르노의 닛산에 대한 출자비율을 43%에서 15%까지 낮추고 상호 15%씩 출자하는 형태로 최종계약을 성사시켰다.

앞서 양사는 지난 2월 르노가 보유한 닛산 지분을 닛산의 르노 보유 지분과 같은 15%로 낮추기는 방향으로 합의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닛산과 르노는 각각 의결권의 자유로운 행사가 가능해졌다. 대등한 자본관계로 바뀌어 독자적인 사업전략을 기동적으로 전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르노와는 지금까지도 대등한 관계였지만 이번 자본관계 변화로 진정한 의미에서 대등해졌다"고 강조했다.

르노는 연내 보유하고 있는 닛산 주식 중 28.4%를 프랑스 신탁회사로 옮기고,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닛산의 우치다 사장이 향후 이 주식을 일부 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닛산은 르노가 설립할 EV 새 회사 '암페어'에 최대 6억유로(약 8500억원)를 출자하기로 했다. 르노와 닛산은 암페어의 기업 가치를 80억~100억유로로 추정하고 있다. 르노가 50% 정도를 출자한다. 닛산의 출자 비율은 10~15% 정도로 추정된다. 미국 반도체 대기업 퀄컴도 암페어 투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암페어는 2024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닛산은 암페어에 이사와 직원을 파견해 EV 전환, 차량 소프트웨어 제휴를 강화할 방침이다. 독자적인 자율주행 기술이 무기인 닛산은 암페어를 통해 차세대 차량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獨기업 생존전략은 중국車 '맞손'

폭스바겐은 7억달러(약 9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샤오펑의 지분 4.99%를 인수할 예정이다. 주식예탁증권(ADS·주당 ADS는 A급 보통주 2주)은 주당 15달러로 책정됐다. 거래가 완료되면 폭스바겐은 샤오펑 이사회의 옵서버 지위를 갖는다.

양측은 합작 초기 단계에서 폭스바겐 브랜드의 전기차 2종을 공동 개발한다. 이들 차는 2026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또 폭스바겐 브랜드의 차량 제조 기술 플랫폼을 만들 방침이다.

랄프 브란트슈태터 폭스바겐 중국 대표는 "현지 전기차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하는 동시에 다음의 혁신적 대도약을 준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샤오펑은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의 경쟁력을 더하고, 폭스바겐은 구매력과 차종 대량 생산능력을 얻게 됐다. 샤오펑은 지난해 전기차 12만대를 판매해 니오, 리오토와 함께 3대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중국에서 전기차 15만5700대를 인도했다. 전년보다는 3분의 2가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내연기관차로 거뒀던 성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아우디는 SAIC와 전략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전기차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양해각서는 양사가 다양한 지능형 커넥티드 전기차 모델을 공동 개발·생산한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일본 도요타는 비야디와 합작해 bZ3 모델을 출시했다. 르노와 중국 지리차도 내연기관, 모델 플랫폼 등에서 깊이 협력하고 있다.

■EV로 '차 판' 갈아엎는 中

한편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앨릭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세계 EV 비율은 2027년에 23%로 2023년보다 11%p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중국의 시장 규모는 전체의 4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승용차의 4분의 1이 EV다. 미국(7분의 1), 유럽(8분의 1)보다 EV 비중 면에서 앞섰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 최대 EV 기업으로 EV와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하는 비야디는 2·4분기 70만244대를 인도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46만6140대를 인도한 미국 테슬라를 훨씬 웃돈다.

중국은 2022년까지 10년간 자국 내 EV 구매자에게 대당 최대 6만위안(약 15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했고, 차량 가격의 10%인 구매세 면제를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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