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혼다∙GM·벤츠·BMW와 '충전동맹' 결성…테슬라 어쩌나

현대차그룹 'E-GMP 전용 전기차' 충전소 모습. 연합뉴스 제공

 
현대차와 기아가 BMW,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가 '충전 동맹'을 결성해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확충한다.

현대차와 기아, GM 등 이들 7개 주요 자동차 제조사는 26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북미 지역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년 하반기를 기해 시내와 고속도로에 최소 3만개의 고출력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첫 충전소를 선보인 이후 캐나다로 확대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다르면, 이들 7개사는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인트벤처에 최소 10억달러(약 1조2천750억원)를 투자한다.

이처럼 상당한 액수의 투자를 하면서 7개 업체가 뭉친 배경은 전기차 판매에 걸림돌로 자리 잡고 있는 충전소를 확충해 테슬라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조인트벤처에 의한 충전소 설립으로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는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 케틀맨시에 설치된 테슬라 충전소. 캘리포니아=로이터연합뉴스

 
그동안 테슬라는 전기차 충전소 덕분에 반복적인 호재를 누려왔다. 예컨대 지난달 7일 독일의 유명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 벤츠가 테슬라 충전소를 이용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테슬라는 미국증시가 금리 인상 우려로 하락장을 보인 상황에서도 0.76% 상승 마감했다.

이 같은 호재에는 테슬라의 독자 규격 NACS의 존재도 한몫했다.

지금껏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은 CCS와 NACS가 양분해 왔다. GM 혼다 BMW 등 합작법인을 설립한 업체는 물론 대부분의 북미,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2011년부터 CCS 충전 규격을 활용했다. 현대차, 기아 역시 CCS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2012년 모델S를 출시하면서 독자 규격인 NACS를 내놓았고 이후 전기차 충전 시장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미국 전역에 자사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슈퍼차저를 구축했다.

전기차 충전 표준이 통일되지 않은 상황에서 테슬라는 2만 5천여개에 달하는 NACS 충전소를 설치하며 북미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북미, 유럽,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NACS를 채택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NACS를 지원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업체는 닛산과 포드 GM 리비안 볼보 벤츠 등이다.

다만 아직 현대차, 기아는 NACS를 채택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 GM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서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것을 발표하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를 제외하고 미국의 전기차 주식은 일제히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날 리비안은 7.10%, 니콜라는 10.84%, 루시드는 4.82% 각각 급등했다. 이에 비해 테슬라는 0.35% 하락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