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보내도 모래사장으로...호주 고래떼 97마리 집단폐사 미스터리
호주 남서부 해안가에 꼼짝 않고 모여있는 고래 떼가 발견돼 당국이 긴급 구조를 벌였으나 이틀 만에 고래 97마리가 모두 집단 폐사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각)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주 체인즈 해변에서 참거두고래 97마리에 대해 안락사가 결정되며 모두 죽었다. 전날 오전 51마리가 죽은 데 이어 남은 고래도 폐사한 것이다.
앞서 25일 해당 해변에서 약 100마리 정도의 고래들이 떼를 지어 있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 고래 떼는 점점 모래사장 쪽으로 올라와 결국 꼼짝 못하게 됐다. 야생동물당국은 이틀간 자원봉사자 약 250명과 야생동물 전문가 약 100명을 투입해 아직 살아 있는 고래를 구조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고래들을 깊은 바다로 돌려보내면 다시 해변으로 돌아와버려 구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야생동물당국 대변인은 AFP에 “구조에 투입된 사람들이 고래들을 깊은 바다로 돌려보내려고 하면 이들은 다시 해안가로 돌아왔다”며 “이 시점부터 수의사들은 동물 복지 등의 이유로 안락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고 통제관 피터 하틀리는 안락사에 대해 “야생동물 관리에 34년간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지만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선”이라면서 구조에 동참한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들 고래가 왜 이곳에 모여있었던 건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호주 맥쿼리대학교의 야생동물 학자인 베네사 피로타 박사는 “고래들이 왜 거기 머물러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라며 “영상을 보면 고래가 아팠거나 무리가 방향 감각을 잃었을 수 있다. 포식자를 피하려고 있었던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고래의 특성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거두고래에 속하는 참거두고래는 동료 고래와 강한 사회적 유대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 고래가 어려움에 처하면 동료들도 뒤따라오는 습성이 있어 해변 등에 몰려와 떼죽음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한편 호주에서는 종종 고래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일어난다. 지난해 9월 호주 태즈메이니아주에서는 둥근머리돌고래 200여마리가 꼼짝않고 있다가 폐사했고, 2020년에도 총 300마리가 넘는 고래들이 한꺼번에 죽었다. 최근 영국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 16일 영국 스코틀랜드 트라이모르 해변으로 들쇠고래 55마리가 올라와 대부분이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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