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반쪽짜리인가' 최지만, 복귀 후 OPS 0.942... 숫자는 말한다 'CHOI는 주전감이라고'

안호근 기자 2023. 7.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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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피츠버그 최지만이 27일 샌디에이고전 2회 홈런을 날리고 주먹을 불끈 쥐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 SNS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또 무력시위를 펼쳤다.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으로 맹타 이후에도 쉬어가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지만 자신이 결코 반쪽짜리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최지만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펼쳐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 4타수 1안타(1홈런) 1득점 1타점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3-2 승리를 이끈 결정적 한 방이었다. 여전히 타율은 0.188(64타수 12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0.709에 불과하지만 제한된 기회 속에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시선을 집중시킨다.

지난 22일 LA 에인절스전 홈런을 날리고도 4경기 동안 선발로 나서지 못했던 최지만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초 첫 타석에 섰다. 샌디에이고 선발은 세스 루고의 3구까지 볼을 골라내고 4구를 지켜본 최지만은 5구 92.3마일(148.5km) 가운데로 몰리는 싱커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작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게임데이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시속 101.7마일(163.6km)에 달했고 384피트(117m)를 비행한 아치였다.

지난 22일 에인절스전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날린 홈런 이후 5일 만이자 선발로는 2경기 연속 홈런이다. 시즌 6호포.

2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최지만은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다시 한 번 루고를 만난 최지만은 낮은 커브를 걷어쳐 우측으로 타구를 보냈다. 우익수 키를 넘어갈 것처럼 보였으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뛰어올라 타구를 낚아챘다. MLB닷컴은 "타티스 주니어가 최지만의 홈런성 타구를 강탈했다"고 전했을 만큼 아쉬움이 짙게 남은 타구였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로버트 수아레즈를 상대한 최지만은 3루수 땅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지만(왼쪽)이 홈런을 날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에 매우 귀중한 승리였다. 지난달 10연패를 당한 피츠버그는 이후 28일부터 30일까지 홈에서 치른 샌디에이고전을 싹쓸이했지만 7월 들어 이날 경기 전까지 7승 14패로 부진했고 단 한 번도 시리즈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최지만의 선제 솔로포에 힘입어 샌디에이고에 2승 1패로 시리즈 우위를 점한 이 경기의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피츠버그 가제트 포스트에 따르면 최지만은 경기 후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승리였다"며 급반등세 이유에 대해선 "내가 뭘 할지 알았다면 나는 신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지만은 "팬들에게 홈런을 안겨주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아직 시즌이 길고 남은 경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계속해서 몇 경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데릭 쉘튼 감독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경기였다. 최지만은 복귀 후 복귀 후 11경기(선발 8경기)에서 타율 0.250푼(32타수 8안타) 4홈런 8타점 OPS 0.942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더 놀라운 건 최지만이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한 뒤 지난 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복귀한 최지만은 3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잡았고 10일 경기에선 홈런과 함께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맹활약했다.

올스타브레이크를 거친 뒤에도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홈런과 안타를 치며 좋은 타격감을 보였지만 쉘튼 감독은 최지만에게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했다. 18일 경기 좌투수 알렉스 우드를 맞아 벤치에서 시작한 최지만은 1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선 상대 선발이 우투수 재비언 커리였음에도 벤치에서 경기를 맞아야 했다. 상대가 좌완 선발 투수를 내세운 다음날은 어김없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지만(왼쪽)이 홈런을 친 뒤 로드리게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 SNS
데릭 쉘튼 피츠버그 감독. /AFPBBNews=뉴스1
이후 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고 22일 에인절스전에선 오타니를 상대로 홈런까지 날렸으나 결과는 4경기 연속 선발 제외였다. 좀처럼 타격감을 유지하기 힘든 가운데서도 최지만은 이날 선발로 나서 대포를 가동했다.

지역 매체 피츠버그베이스볼나우는 "최지만이 올 시즌 파이리츠에서 20경기에 출전해 6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라며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놓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팀에서 (홈런)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맞대결을 벌인 김하성도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시즌 타율은 0.272에서 0.273으로 소폭 끌어올렸고 올랐다. OPS는 0.810을 기록했다.

뛰어난 수비력이 밑받침된다고는 하지만 둘의 올 시즌 행보는 너무도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143(10타수 2안타)로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회가 너무도 적었다. 2안타 중엔 홈런도 있었다.

지난해엔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294(51타수 15안타)로 우투수(0.223)를 상대할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더구나 최지만은 선발로 나설 때 더 위력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올 시즌 1회 타율은 0.400(5타수 2안타) 2루타 하나를 기록했고 2회 타율은 0.250(12타수 3안타) 3홈런 4타점, 장타율은 1.000으로 뛰어났다. 대타로 기용될 확률이 높지 않은 5회에도 타율은 0.333(1홈런)로 뛰어났다.

반면 7회엔 타율 0.125(8타수 1안타), 8회엔 0.000(6타수 무안타), 9회엔 0.143(7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대타보다는 선발로 더 기량을 뽐낼 수 있는 투수라는 게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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