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엔 선수로, 올해는 사령탑으로 청룡기 제패한 경북고 이준호 감독 “이승엽 감독에게 연락해야죠.”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7.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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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선수로서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과 함께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제패했던 경북고등학교 이준호 감독이 올해는 사령탑으로 30년을 기다린 청룡기 한을 풀었다.

경북고는 7월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물금고와 청룡기 결승전에서 4대 1로 승리했다. 경북고는 이승엽 감독이 선수로 있었던 1993년 청룡기 대회 우승 뒤 30년 만에 청룡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투구수에 따른 휴식일 규정으로 전미르를 투수로 활용할 수 없었던 경북고는 결승전 선발 마운드에 이승헌을 올렸다. 팀 타선은 김세훈(유격수)-박관우(좌익수)-임종성(3루수)-전미르(지명타자)-이승현(포수)-김우혁(1루수)-안정환(우익수)-박현후(2루수)-박건우(중견수)로 구성됐다.

경북고 이준호 감독이 30년 만에 청룡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목동)=김근한 기자
경북고는 선발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이 1회 초 2사 1, 2루 위기에서 김우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산뜻하게 출발했다.

경북고는 1회 말 곧바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경북고는 김세훈과 박관우의 연속 볼넷과 임종성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2, 3루 기회에서 4번 타자 전미르의 2타점 선제 중전 적시타가 나와 앞서가기 시작했다.

경북고는 2회 말에도 선두타자 중전 안타와 희생 번트, 그리고 박건우의 2루타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리드오프 김세훈이 좌익수 방면 희생 뜬공을 날려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4회 말에도 경북고에 행운이 따랐다. 경북고는 4회 말 2사 2루 상황에서 김세훈이 날린 좌익수 방면 뜬공 타구를 상대 수비수가 포구 실책으로 놓쳐 한 점을 더 추가했다.

마운드 위에선 선발 투수 이승헌의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났다. 이승헌은 5회 초 선두타자 2루타 허용과 6회 초 유격수 송구 실책에 따른 1사 1, 3루 허용 위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6회 초 위기에서 상대 타자들을 연속 탈삼진으로 잡고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이승헌은 7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1사 1, 3루 위기에서 김기환을 삼진, 김우성을 3루 땅볼로 잡아 또 다시 실점을 막았다. 이승헌은 7이닝 104구 7피안타 3볼넷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완벽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북고는 8회 초 바뀐 투수 좌완 박관우가 2사 만루 위기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박관우는 후속타자 강도경을 루킹 삼진, 고승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아 결국 리드를 지켰다.

경북고가 7월 27일 열린 물금고와 청룡기 결승전에서 4대 1로 승리했다. 사진(목동)=김근한 기자
경북고 투수 이승헌이 청룡기 결승전에서 깜짝 호투를 펼쳤다. 사진(목동)=김근한 기자
경북고에선 전미르가 대회 최우수선수상과 수훈상, 이승헌이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보여준 이승헌의 깜짝 활약이 빛났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이승헌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어주신 덕분에 긴 이닝을 소화했다. 연습 때부터 공이 잘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속으로는 엄청나게 긴장했다. 나도 7회까지 던질 수 있을지 몰랐다. 결승전이라 이닝마다 전력투구를 펼쳤다. 전미르의 1회 2타점 적시타가 큰 힘이 됐다. 사실 오늘 결승전 날짜가 내 생일이었는데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 평생 못 잊을 하루”라며 미소 지었다.

이승헌을 선발 마운드에 올린 선택이 적중한 이준호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전미르 선수가 투수로 등판이 불가했던 데다 부상과 투구수 제한에 따른 휴식으로 투수 세 명이 더 빠져야 했다. 고민하다가 어제 연습 때 공이 좋아보였던 이승헌 선수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원래 전미르와 원투 펀치인데 큰 신장에서 나오는 속구와 슬라이더가 장점인 투수다. 사실 3~4이닝 정도를 예상했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준 덕분에 마운드 운영이 수월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경북고는 30년 만에 청룡기를 제패했다. 이준호 감독은 30년 전엔 선수, 올해는 사령탑으로 청룡기를 힘껏 들었다. 30년 전 당시엔 이승엽 감독과 함께 청룡기 우승을 합작했다. 이승엽 감독은 26일 취재진과 만나 이번 청룡기 결승전에 진출한 모교의 우승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주변에서 큰 기대를 해주시니까 솔직히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어제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웃음). 오늘은 조금 편하게 잘 수 있지 않을까. 어제(26일) 응원 메시지를 보내준 동문 이승엽 감독에게도 연락해보겠다(웃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학교 관계자들과 교장, 교감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부담감을 극복하고 결승전 승리를 이끈 선수들에게도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편안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경북고가 7월 27일 열린 청룡기 결승전에서 물금고를 꺾고 30년만의 청룡기 우승을 달성했다. 사진(목동)=김근한 기자
[목동(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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