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33조 사고 판 2차전지株 …"과도한 상승 따른 변동 지속"
올 한 해 국내 증시를 뒤흔든 투자 테마인 2차전지(배터리) 관련주로 거래대금이 몰리면서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2차전지 종목 급락세가 시작된 지난 26일 이후 2거래일 동안 주요 2차전지 종목 4개에 대한 거래대금이 전체 증시 대금에서 3분의 1을 차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과거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와 같은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87% 하락한 883.79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구성된 코스닥150지수는 4.41% 떨어졌다. 하루 동안 20% 이상 변동폭을 보인 26일에 이어 이날에도 2차전지 종목들의 높은 변동성은 지속됐다.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각각 19.79%, 17.25% 하락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100만원이 깨졌다. 두 종목의 26~27일 최고점 대비 종가 기준 하락률도 35~36%에 달한다. 코스피에서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주가도 각각 5.71%, 13.21% 떨어졌다. 26~27일 하락률은 각각 22.25%, 29.97%다. 다만 반도체 등 다른 테마 주식들이 반등하면서 이날 코스피는 0.44% 상승했다.
전체 증시의 거래대금이 일부 2차전지 종목에 쏠리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26~27일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의 일일 거래대금은 총 33조2023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코스피·코스닥을 합한 국내 증시 거래대금의 32.5%에 달하는 수치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주(24~27일) 들어 코스닥에서 1조631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는 2조336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앞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코스닥에서 7조94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들은 7월 들어 코스닥 시총 1~2위인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 주식도 각각 1조754억원, 1조414억원어치 팔아치웠다. 1~6월에는 각각 1조1967억원, 1조9144억원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과거 IT 버블 붕괴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병준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2차전지 관련주가 지난해 이미 많이 올라 더 상승할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는데 올해는 과거 3~4년 전보다 주가가 더 올라 버블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를 통해 투자 정보가 넘쳐나면서 2차전지 종목으로 매수심리가 급격하게 집중돼 상승세가 가팔랐다"며 "급등세가 나타났던 만큼 성장성이 좋은 종목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상승에 따른 변동성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2차전지 관련주는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버블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과거 닷컴 버블 당시에는 거의 대부분 기업이 IT 관련주로 묶여 올랐던 반면 이번에는 특정 종목에 한정돼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폭도 과거 버블 붕괴와 다르게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차전지 관련주를 놓고 외국인과 기관은 개인과 다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개인 수급이 줄더라도 외국인이 빈자리를 채우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금지 기간을 28일까지 하루 연장한다고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일에 주가 하락률이 5% 이상일 경우 공매도 금지 기간이 다음날까지 연장된다. 에코프로비엠은 26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이날 공매도가 금지됐다.
[차창희 기자 / 김금이 기자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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