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잘 버틴 LG전자…가전·전장이 하반기 회복 이끈다(종합)
일시 적자 본 전장, 100조 수주잔고로 성장 가속
비용 효율화 지속…“불황기 비용 절감 효과 높아”
[이데일리 김응열 최영지 조민정 기자] LG전자(066570)가 올해 2분기 기업간거래(B2B) 제품을 앞세워 호실적을 내며 ‘가전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LG전자는 신개념 가전 솔루션 업(UP)가전 2.0 제품과 TV 플랫폼 사업, 수익 회복이 기대되는 전장사업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B2B 앞세운 가전, 수익성 견인…전장은 일시 적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으로 7조9855억원, 영업이익은 6001억원을 기록했다. 신제품 출시와 경쟁 대응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었으나 재료비와 물류비 등 원가 구조 개선 기조를 유지하며 작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당초 흑자가 예상된 전장사업 담당 VS사업본부는 2분기에 612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 2021년 발생한 GM ‘쉐보레 볼트 EV’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 1510억원을 반영하면서다. VS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액은 2조664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비용을 제외하면 8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TV 담당 HE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3조1467억원, 영업이익은 1236억원을 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럽 등 주력 시장 수요가 줄었으나 수익성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과 비용 효율화로 영업이익을 늘렸다.
BS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1조3327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했다. 장기간 이어지는 IT 제품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B2B·업가전’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 노린다
LG전자는 하반기에도 선전하는 모습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이달 공개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컴퍼니’라는 비전 아래 B2B 사업과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사업, 비용 효율화 등으로 불황을 버틸 체력을 기르고 실적 개선을 꾀한다.
HE사업본부는 제품 중심의 TV 사업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3분기에는 웹(web)OS TV 라인업을 보다 강화하고 콘텐츠 경험 확장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유럽 시장의 수요 회복 기대로 TV 자체 판매 증가도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유럽 소비 여력이 감소했으나 TV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주 속도 높이는 전장, 베트남·폴란드 투자 확대 계획
일시 적자를 본 VS사업본부는 차량 전동화와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신규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 올해 연간 수주잔고는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매출에 반영될 경우 VS사업본부의 성장에 속도가 더 붙을 전망이다. 더욱이 VS사업본부는 설립 중인 멕시코 신규 공장 외에 기존 베트남과 폴란드 시설의 확장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BS사업본부도 3분기부터는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밍 특화 기능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한 프리미엄 모니터와 노트북 제품 판매를 적극 확대한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3분기에도 선방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장사업의 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하고 B2B와 볼륨존 제품, 비용 효율화 등이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란 전망이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금 실적의 관건은 비용 절감 여부”라며 “비용 효율화 등 현재와 같은 경영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전문경영인학회 회장)는 “재고 상황이 나아지고 프리미엄 전략도 통한다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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