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반 선생님은 누가 지켜주나요
장애학생 매년 늘어 10만명
전문 돌봄인력 부족해 진땀
학생 공격행동에 트라우마
세밀화된 제도적 지원 필요
#교사 A씨는 한 일반학교에서 지적장애를 겪고 있으면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약을 복용 중인 B학생을 지도하게 됐다. 이 학생은 1년 반 동안 교사의 지시 불이행, 주 3회 이상 교실 무단 이탈, 교실 입실 거부, 욕설, 학습지 찢기, 맥가이버칼 소지 등의 이상행동을 보였다. A씨도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A씨는 학생이 특수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자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교사 C씨는 자폐 1급으로 판정받은 D학생을 맡았다. 이 학생은 손톱이 매우 길었고, 감정 기복이 매우 심했다. 학생은 손톱으로 교사와 다른 학생을 할퀴고 다니며 피해를 끼쳤다. C씨는 학생의 손톱에 긁혀 팔에 피가 나기도 했다. C씨는 트라우마를 겪는 등 고통을 받았다.
최근 학생 중에 특수교육 대상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학생의 도전행동(공격행동)으로 인해 일선 교사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교사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더라도 이 같은 행동이 교권 침해인지 판단하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고, 아동학대 신고 등에 대한 염려로 교사들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때가 잦다. 최근 장애 학생이 늘어났지만 장애 학생을 돌볼 인력이 모자라고, 교사들도 전문적 이해를 가지고 접근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7일 교육부의 '2023년 특수교육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특수교육 대상자는 10만9703명으로 집계됐다. 4년 전인 2019년(9만2958명)보다 약 18% 증가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최근 꾸준히 늘어 2019년 9만2000명대에서 2020년 9만5420명, 2021년 9만8154명, 2022년 10만3695명, 2023년 10만9000명대로 증가했다. 학령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특수교육 대상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은 특수학교나 특수교육지원센터 등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에 가거나, 일반학교로 진학해 일반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 '통합학급'과 특수교육 대상자만 모여 수업을 듣는 '특수학급' 등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올해의 경우 특수학교나 교육지원센터로 진학한 특수교육 대상자는 전체의 26.7%(2만9236명)이고, 일반 학교로 진학한 학생은 73.3%(8만467명)이다.
교육 현장에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일부 학생 때문에 업무 과중이 일어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장애 학생들이 자기 의사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고 악의 없이 불편함에 따라 도전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해를 입게 되는 모든 상황을 교권 침해 행동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청주의 한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E씨는 "교사 입장에선 학생들의 문제행동이나 공격행동 등을 교사가 다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교 현장에서 장애 학생을 돌볼 인력이 모자라고, 교사 중에서도 전문적 이해를 가지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진단한다. 특수학급의 과밀도 문제점 중 하나다. 특수학급에서 학급당 학생 수는 유치원 4명, 초·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으로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도시 등 과밀지역에선 법정 인원을 초과해 10명까지 배정된 학교나 학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 관리와 업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 역시 적절한 교육 기회를 갖지 못하는 피해를 입는다. 다른 학생도 역시 선의의 피해를 볼 때가 많다.
일선 교사들은 학교 관리자가 문제 학생에 대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거나 협력교사 등 인력 배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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