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는 나잇살도 안 찌네"…'20대 몸매 그대로'가 대단한 이유

정심교 기자 2023. 7. 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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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최근 연예계에서 '이효리 신드롬'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가수 이효리에 대한 관심이 가히 폭발적이다. 1979년생, 만 44세로 중년에 접어든 이효리가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20대 시절의 이효리와 다름없는 날씬하면서도 복근이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그는 평소 요가·등산·채식을 즐긴다고 알려졌다. 의학적으로 40대에 접어들면 20대 때의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똑같이 유지한다고 해서 20대의 몸을 여간해선 지켜내기 힘들다. 나이가 들수록 섭취한 에너지가 체지방으로 바뀌는 비율, 체지방의 저장 위치, 근육 생성률 등이 달라져서다. 전문의들이 도움말로 나잇대별 살이 찌는 주요 원인과 그에 맞는 다이어트 전략을 알아본다.

가수 이효리가 23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tvN '댄스가스 유랑단'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국내 최고의 아티스트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가 전국을 돌며,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팬들을 직접 대면하고 함께 즐기는 전국 투어 콘서트 이야기. 오는 25일 첫 방송. / 사진제공 = tvN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청소년기… 적게 먹기보다 에너지 소모 늘려야
청소년기에 체지방이 지나치게 쌓이면 성인이 아니어도 '성인병'으로 불리는 만성 질환에 빠질 수 있다. 간 기능이 나빠지는 지방간, 혈액 안에 콜레스테롤·중성지방이 높아지는 고지혈증,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등이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다.

특히 여자 청소년의 경우 생리 불순, 다낭성 난소증후군 같은 내분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비만클리닉 박혜순 교수는 "체중을 줄이면 합병증이 진행되지 않고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지만, 체중을 줄이지 않고 방치할 경우 체지방이 점점 쌓여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기의 다이어트는 성장을 도우면서 살을 빼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원푸드 다이어트처럼 잘못된 다이어트를 청소년에게 적용하면 요요를 야기하는 건 물론 성장까지 저해할 수 있어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섭취를 제한하려 하기보다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전략을 짜야 한다. 체지방을 줄이려면 칼로리가 많은 고열량·고지방 식품은 피해야 한다. 햄버거·피자·치킨·라면 등 간편식, 케이크·스낵·아이스크림·초콜릿 같은 간식류는 가급적 멀리하는 게 좋다. 이들 식품의 섭취를 제한하면서 식단은 저열량·저탄수화물·저지방·고단백질로 구성한다.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인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하면서 탄수화물·지방은 제한하는 식이다. 단백질 20%, 지방 30%, 탄수화물 50%의 비율이 이상적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힘들다면 등·하교 길에 자전거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소년은 하루 30분만 운동에 할애해도 충분하다. 줄넘기나 트램펄린 운동은 칼로리 소모가 많으면서 성장판까지 자극해 일석이조다. 놀이도 훌륭한 운동이다.
청년기… 식사량 25% 덜어 피하지방 줄이기
청년기(20~39세)의 다이어트는 '피하지방'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박혜순 교수는 "이 연령대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회식 문화와 '혼밥'을 경험하는데, 이때 과식·야식 등으로 살이 찌는 경우가 흔하다"며 "지방세포가 팔뚝·배·허벅지 등의 피하에 주로 분포한다"고 설명했다.

체중은 1주일에 0.5㎏씩 줄여 목표 체중에 도달하도록 한다. 다이어트 식습관을 짤 땐 매끼 식사량을 25%씩 줄이는 목표를 세운다. 임의로 식사량을 줄이기 힘들다면 식사 시간을 30분으로 늘리는 단계부터 도전하면 된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면서 포만감을 느껴 식사량을 저절로 줄일 수 있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아침 식사를 반드시 챙기되 저녁엔 식사량을 줄이는 게 좋다"며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야 과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사 때 TV·스마트폰을 보는 습관도 무의식중에 식사량을 늘릴 수 있으므로 피한다.

운동법은 중등도(숨이 약간 차는 정도)와 고강도(숨이 많이 차는 정도)를 병행해 계획한다. 이 시기는 기초 체력이 뒷받침되는 데다 관절도 튼튼한 덕에 운동 강도를 높여도 크게 무리 되지 않는다.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칼로리 소모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신진대사를 높이는 호르몬인 티록신의 분비도 증가한다. 중등도 운동엔 사이클링·승마·요가·댄스가, 고강도 운동엔 줄넘기, 에어로빅, 사이클링, 배드민턴, 농구,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있다. 하루 30분씩 운동할 경우 중등도 운동은 주 5일, 고강도 운동은 주 3일, 중등도·고강도 복합운동은 주 3~5일 이상 시행한다.
중장년기… 탄산음료 줄이고 내장 지방 빼기
지방세포도 늙는다. 중장년기(40~64세)엔 지방세포의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지방세포가 노화하면 지방이 잘 분해되지 않는다. 실제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미카엘 라이덴 교수팀이 30~35세의 건강한 여성들에게서 지방세포를 채취하고, 13년 후 다시 채취해 지방세포 노화도에 따른 지방 분해 능력을 비교했더니 나이 든 지방세포의 지방분해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게 확인됐다. 365mc 청주점 이길상 대표원장은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는 능력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미 쌓인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떨어졌다"며 "나이가 들수록 지방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지방 조직이 자꾸 비대해져 나잇살이 찐다"고 설명했다.

중년은 '내장 지방'을 줄이는 다이어트 전략을 세워야 한다. 강재헌 교수는 "중장년기엔 기초대사량이 줄면서 칼로리가 20대만큼 소모되지 않아 지방으로 쌓이기 쉬운데, 남성 호르몬이 이 지방을 복강 내에 저장하면서 내장 지방이 과잉 축적된 복부비만 형태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50대 여성의 내장 지방이 느는 이유는 폐경과 함께 여성호르몬이 줄어 남성 호르몬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발현돼서다.

내장 지방을 줄이려면 백미·빵·파스타 등 정제된 곡류보다 현미 같은 통곡류 섭취를 늘린다. 술은 내장 지방 분해를 방해하는 데다, 칼로리가 높아 중년 다이어트의 '쥐약'이다. 생맥주 한 잔(500㏄·185㎉)은 닭 다리 한 개, 막걸리 한 잔(200ml·110㎉)은 붕어빵 한 개, 소주 한 병(360ml·600㎉)은 햄버거 한 개 열량에 맞먹는다. 단순 당(탄수화물)과 트랜스지방이 든 가공식품은 피해야 한다. 다량의 설탕을 섭취하면 세포 노화의 지표인 텔로미어(염색체의 끝단)의 길이가 빠르게 짧아져서다.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면 세포 노화가 조기에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있다. 탄산음료는 칼로리가 높고 맛이 자극적이어서 식욕을 촉진한다. 세포 노화는 물론 체중 증가까지 일으킨다.

너무 무거운 기구를 드는 등 무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이 시기엔 관절이 약해지고 골밀도가 감소해서다. '낮은 강도로 시작해 천천히 강도를 올린다'는 생각으로 운동 목표를 정한다. 무산소 운동의 경우 체중 부하를 이용하는 것보다 고무 밴드처럼 탄력 있는 도구를 이용하면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력·기초대사량을 높일 수 있다. 동작당 15~20회씩 실시한다. 만성질환 약을 복용 중이라면 담당의와 상의해 운동법을 정하는 게 안전하다. 유산소 운동은 빠르게 걷기, 조깅 등 중등도의 강도로 하루 30분씩 주 3~5일 실천한다.
노년기… 고기 재워 먹고 유연성 키우기
노년기(65~80세)의 다이어트는 근 손실을 막아 체지방률을 높이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만 65세부터 근 손실이 빨라지면서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내장 지방은 더 많아진다. 노년기에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했다간 근육 손실이 악화해 '마른 비만'을 유도할 수 있다.

노년기엔 치아·잇몸이 부실해지면서 단백질 등 영양소를 편식하기 쉽다. 근육 손실을 막는 데 필요한 단백질 섭취량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 퇴행성 관절염까지 발병하면 활동량이 급감해 체중이 불어날 수 있다. '단백질 편식'을 막으려면 단백질 식품의 식감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허정연 영양실장은 "파인애플·배·키위·식초 등으로 고기를 재워 두면 고기의 단백질 결합을 느슨하게 해 부드럽게 섭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기를 최대한 잘게 다진 뒤 죽·국을 끓일 때 한소끔 넣거나 연두부·계란프라이 등을 단백질 반찬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운동 전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키워 근골격계 손상을 예방한다. 스트레칭한 동작당 1분씩 2~4회 반복하며, 당기는 듯한 느낌이나 약간 불편한 정도의 동작을 진행한다. 운동법은 약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나 일상에서의 신체 활동을 지속하는 걸 추천한다. 빠른 걸음의 산책, 팔 벌리고 손뼉 치기, 누워서 자전거 타기 등이 있다. 심한 관절염, 폐 기능 장애, 협심증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다이어트 방법을 정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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