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검색과 광고 사이
'검색어를 사고파는 시대'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명령어를 거래하는 '프롬프트 마켓'이 등장하면서다. 최적의 정보를 얻으려 기꺼이 지갑을 열 만큼 검색 결과는 정교한 검색어에 좌우된다.
최근 여당이 네이버 '검색 광고'를 문제 삼고 나섰다. 일례로 '커피'를 검색하면 광고가 한참 나온 뒤에야 커피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네이버에 커피를 검색하면 원두 판매처, 바리스타 학원, 카페 광고 등이 상단에 뜬다. '커피 콩을 갈아서 물을 우려내 만드는 음료'라는 말풀이는 한참 스크롤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이 정의를 알겠다고 '커피'를 검색하는 이용자가 몇이나 될까. 정말 그 의미가 궁금했다면 '커피 뜻'처럼 보다 '뾰족한'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았을까.
네이버의 검색 광고도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한 결과일 테다. 여기에는 네이버가 20년간 포털 사업을 하며 쌓은 이용자 데이터가 녹아 있다. 구글이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시장이 한국이란 점은 네이버의 방향성이 옳았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저질 광고를 남발하면서는 이용자를 붙잡아둘 수 없다는 점은 네이버가 가장 잘 알 테다. 소상공인에게는 검색 광고가 가장 쉽고 빠르게 더 많은 고객에게 도달할 창구 중 하나다.
물론 거대 플랫폼에 대한 일정 수준의 견제는 필요하다. 모든 문제가 그렇듯 중요한 것은 정도와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다. 영업비밀로 꼽히는 '검색 알고리즘' 공개를 추진하더니 이젠 주 수익원인 광고를 막겠다고 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그것은 자칫 우리 사회가 공들여 키운 AI 유망주 기업을 무장 해제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해외 사업자에게 같은 잣대를 적용할 수 없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조 단위' AI 경쟁이 한창이다. 해외 빅테크에 맞서 우리 기업은 애써 지킨 플랫폼 주권을 빼앗길까 전전긍긍이다. 물론 그들은 때로는 오만하고 때로는 너무 이윤에만 집착하기도 한다. 그러나 감정과 비즈니스는 구분해야 한다. 미래 먹거리가 달린 비즈니스라면 특히 그래야 한다.
[우수민 디지털테크부 rsv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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