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개미 뱃속에 든 꿀, 새로운 항생제 '실마리'

문세영 기자 2023. 7. 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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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개미의 외형과 다른 모습을 한 개미가 산다.

디 A. 카터 호주 시드니대 생명환경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호주 북부와 서부 사막 지역에서 발견되는 꿀개미(학명 Camponotus inflatus)를 연구한 결과를 26일 오픈액세스 과학저널 '피어제이'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자들이 꿀개미의 효능을 확인한 첫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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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대 생명환경과학대학원 연구팀
몸통이 꿀 등 액체먹이로 가득 찬 꿀개미의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호주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개미의 외형과 다른 모습을 한 개미가 산다. 꿀개미 혹은 꿀단지 개미로 불리는 이 개미는 몸통이 크게 부풀어 있는 특징이 있다. 이 몸통에 있는 꿀이 항균 효과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디 A. 카터 호주 시드니대 생명환경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호주 북부와 서부 사막 지역에서 발견되는 꿀개미(학명 Camponotus inflatus)를 연구한 결과를 26일 오픈액세스 과학저널 ‘피어제이’에 발표했다.  

꿀개미 중 일개미로 분류되는 개미들은 꿀, 설탕 등으로 복부를 가득 채우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몸통이 크게 부풀고 뱃속에 들어간 액체화된 먹이로 반투명한 호박색을 띤다. 이 개미들은 음식이 부족해 자신의 부족이 굶주리게 됐을 때 뱃속 꿀 등을 역류시켜 다른 개미들이 먹을 수 있도록 돕는다. 

꿀개미의 도움을 받는 건 동료 개미들만이 아니다. 사람도 수천 년간 꿀개미를 약용으로 사용해왔다. 목이 아플 때 꿀개미를 먹기도 하고 감염을 막을 목적으로 국소 연고처럼 사용하기도 했다. 호주 토착민들이 꿀을 이렇게 사용해왔지만 민간요법으로 여겨졌으며 과학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과학자들이 꿀개미의 효능을 확인한 첫 연구다. 연구팀이 꿀개미의 꿀을 살핀 결과 상처 및 피부 감염에 국소적으로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알려진 마누카 꿀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치료를 돕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꿀개미의 꿀에 항균력을 가진 화합물이 포함돼 있었다. 분석 결과 이 성분은 황색포도상구균 등의 세균으로부터 심각한 감염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아스페르길루스, 크립토콕쿠스와 같은 곰팡이에 대해서도 항균 효과가 있었다. 두 곰팡이는 모두 토양에서 발견되는데, 꿀개미가 자신의 영토에 이러한 곰팡이가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항균력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온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 곰팡이들은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에게도 심각한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꿀개미의 꿀을 연구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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