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경찰 전담수사본부 해체···검찰 전방위 수사에 동력 상실
경찰이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꾸린 전담수사본부를 해체하고 수사팀으로 축소 운영키로 했다.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린 지 8일 만이다. 검찰이 전면에 나서면서 경찰이 수사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충북경찰청은 27일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경찰수사본부 대변인 명의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담수사본부를 전담수사팀으로 축소 개편한다”고 밝혔다. 축소된 전담수사팀은 충북경찰청 형사과장이 지휘한다. 서울경찰청에서 파견된 50여명은 모두 복귀한다.
앞서 경찰은 참사 이틀 뒤인 지난 17일 충북청 송영호 수사부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88명 규모의 전담수사본부를 꾸렸다. 경찰은 이후 참사 부실 대응 의혹으로 ‘셀프수사’ 논란이 일자 지난 19일 수사본부장을 김병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장(경무관)으로 교체하고, 수사 인력을 138명으로 늘렸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이 지난 21일 경찰이 감찰 과정에서 허위 보고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대검찰청에 관련 경찰관 6명을 수사 의뢰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검은 곧바로 배용원 청주지검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해 지난 24일 충북경찰청, 충북도,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수사를 주도하도록 국무조정실이 물꼬를 텄다. 지난해 개정된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은 대형참사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없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이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 충북도, 행복청 직원 등의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면서 검찰이 참사 전반을 수사하게 됐다. 경찰은 검찰 수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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