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형편에 코인에 투자한 남편, 이혼은 넘겼지만 같이 살 수 있을까

이은지 2023. 7. 27. 17: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27일 (목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소연 변호사

- 이혼소송 중 배우자를 용서해도 소송은 진행되고 있기에 합의서를 작성해 법원에 화해권고결정 요청하는 방법이 있어

- 부부 사이 증여는 6억 이하는 세금이 붙지 않아

- 법원의 졸혼 판결, 현재로서는 그런 절차는 진행하지 않지만 조정을 통해서 졸혼 형식으로 마무리하는 방법도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60대 가정주부이고 남편은 오랫동안 대학 강사로 지냈습니다. 대학 강사 월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생활 형편이 여유롭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절약을 하고자 상추와 파를 직접 길러 먹었습니다. 빗물을 양동이에 받아 쓰고, 변기 물통에 벽돌을 넣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죠. 제일 싼 것만 입고 저렴한 음식을 먹는 것은 습관으로 굳어져서 조금이라도 비싼 것을 선택하면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런 생활은 남편이 교수 자리를 얻은 뒤에도 반복되었습니다. 저는 자식들을 키우면서 누구보다 알뜰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던 중 남편이 저 몰래 거액의 돈을 코인과 해외선물에 투자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뭔지 몰라서 인터넷으로 검색했는데 대단히 위험한 투자더라고요. 남편이 투자한 돈을 보고 나니, 그동안 고생했던 세월이 떠올라서 화가 났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그런 위험한 투자는 왜 했는지 따져 물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사과는커녕 도리어 저에게 큰소리더라고요. '내 돈으로 내가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라는 말을 듣는 순간, 우리가 부부가 아닌 남남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남편은 소장을 받더니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더라고요. 돈을 많이 벌어서 저를 호강시켜주려고 했다며 싹싹 빌었습니다. 저는 마음이 약해져서 이혼소송을 취하하려고 하는데요. 그래도 혼자 아끼며 아등바등 살아왔던 시절을 보상받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부부 생활과 관련한 몇 가지 약속을 받고 싶기도 합니다. 이혼소송을 취하하면서 남편과 합의사항을 정할 수 있을까요?" 사연을 보니 굉장히 아끼면서 살아오셨는데 이혼소송을 제기했다가 이제 취하를 생각하십니다. 사연자분은 취하하는 데 있어서 남편과 몇 가지 합의사항을 정하고 싶다고 하고 계신데요. 우선 소 취하하는 과정을 좀 설명해 주세요.

◆ 김소연 변호사(이하 김소연): 소취하는 소취하서라는 서면을 법원에 냈고 상대방이 동의를 하거나 또는 서면이 상대방한테 송달된 날로부터 2주 동안 이의를 하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겁니다.

◇ 조인섭: 굉장히 간단하군요. 소취하만 내면 거의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 사연자분은 소취하를 하면서도 남편과 몇 가지 약속을 하고 합의를 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소취하를 하면서도 합의하는 거 가능하지요?

◆ 김소연: 아무리 배우자를 용서했어도 그냥 소취하를 해주시기에는 조금 찝찝한 기분이 들고 뭐라도 약속을 좀 받고 싶으실 수가 있어요. 저렇게 소취하서만 내는 방식으로는 소송에서 뭔가 합의를 이루시기는 힘들게 되겠죠. 그래서 배우자를 용서해주긴 했지만 소송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소송에서 합의를 하실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소송에서 합의를요.

◆ 김소연: 주로 쓰는 방법은 합의서를 작성해서 법원에 화해권고결정을 요청드리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요. 화해권고결정은 간단히 말하자면 재판부에서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서로 합의를 하면 어떠냐'고 권해주시는 걸 내려주시고 그 쌍방이 그 결정문을 송달받고 2주 내에 이의 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 내용으로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는 겁니다.

◇ 조인섭: 그러면 합의서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가 궁금하긴 한데요. 이제 사연자분은 이혼소송은 제기했지만 이혼을 안 하는 걸로 합의하는 거를 원하세요. 이혼을 안 하는 내용으로 합의도 가능할까요?

◆ 김소연: 네, 합의의 내용은 정하기 나름인데요. 소취하하고 상대방은 동의한다는 내용이 먼저 들어가야겠죠. 그리고 보통은 그동안 힘들었던 점을 보상하기 위해서 돈을 얼마를 지급하여 준다든지, 최소한 변호사 비용은 보전하여 준다든지, 앞으로는 이러한 점을 지키면서 혼인생활을 위해 노력한다든지. 그런 내용들이 들어가고는 합니다.

◇ 조인섭: 사실 이혼소송 진행하다가 이렇게 취하는 경우에 서로 행복한 혼인생활을 위해서 노력한다. 이런 내용이 들어가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남남처럼 살고자 하는 경우에 이후에 혼인생활에 대해서는 이유는 안 하지만 간섭 안 한다. 이런 내용이 들어가기도 하고, 다양하긴 하죠. 그런데 또 생각을 해보면 어차피 소취하를 할 거라고 하면 소송하는 게 의미 없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기는 하는데요. 과연 이 사건에서 이 사연자분이 얻게 되는 거는 무엇일까요?

◆ 김소연: 소송을 결심하시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깊은 고민 끝에 소를 제기하시게 되는데, 내가 소 취하하기로 마음을 먹었더라도 취하하시게 되면 굉장히 허무함을 느끼실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소를 제기하면서 그동안의 혼인생활도 돌아보고 본인이 힘들었던 점을 진솔하게 풀어가는 속풀이의 과정을 겪게 되실 수도 있고요. 또 하나는 배우자도 이런 점이 힘들었구나, 내가 고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소를 취하더라도 혼인생활 유지를 위해서 서로 약속을 정하고 합의해서 노력해 볼 수도 있고요. 물론 이렇게 이혼소송을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혼인관계를 종결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진정으로 이혼할 의사 없이 이런 목적만으로 제기하는 건 맞지 않겠죠.

◇ 조인섭: 그렇긴 합니다. 근데 이제 또 좀 걱정되는 부분은 사실은 이렇게 소취하를 한 다음에는 상대방이 재산 은닉을 하는 게 좀 쉬워서 재산을 좀 받고 합의를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요. 지금 이 사연 같은 경우는 남편하고 합의를 하면서 합의서 내용을 어기면 위자료를 받는 걸로 한다든지, 아니면 소취하의 합의금으로 남편이 거액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투자 금액을 반이라도 내가 받는다든지. 이런 내용의 합의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 김소연: 합의서에 위반 시에는 협의 이혼을 하고 그때는 위자료를 얼마를 지급한다든지, 이런 게 들어갈 수는 있는데요. 나중에 만약에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남편이 협의 이혼 할 수 없다. 이렇게 하면 결국에는 이혼소송을 다시 제기하셔야 되긴 합니다. 그런데 이때 이런 합의 내용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참고 자료나 증거가 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합의금으로 남편의 투자 금액 절반을 받을 수 있는가. 이런 게 있을 수는 있는데 일단은 지금 현재 재산분할은 아니기 때문에 부부 간에 증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6억 이하는 세금이 안 붙으니까 그 정도 선에서 받는 것도 그럼 생각해 보실 수 있겠네요. 그러면 중년 부부들 중에서는 또 졸혼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정식 졸혼 절차가 있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 김소연: 정식 졸혼 절차는 따로 있지는 않고요. 요새 꽤 문의를 많이 하시는데요. 이제 정식으로 이혼하기에는 굳이 서류상 정리까지는 필요 없을 듯하다. 그런데 더 이상 같이 살기는 싫은데 어떻게 하지, 이런 마음이시죠. 사회적 변화도 가사 전문 변호사로서 어떻게 반영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은 부분인데요. 실제 사례를 말씀드리면 판결로 졸혼하는 형태를 현재는 이렇게 받기가 어렵기는 한데 조정을 통해서 형태를 정하기도 합니다. 별거를 하고 생활비를 얼마를 지급하거나 지급받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도 하고요. 이제 갈등이 해소되면 다시 결합하는 방법도 정하곤 합니다. 별거 중에 부부관계 회복을 위해서 어떻게 노력할지, 그리고 그런 문제가 해소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동거한다는 내용을 넣을 수도 있겠죠.

◇ 조인섭: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자면 사연자분은 남편이 사연자분 몰래 거액의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서 이혼소송을 제기를 하셨습니다. 남편이 반성하면서 화해를 청하셔서 사연자분은 이혼 소송을 취하하려고 생각 중인데요. 단, 몇 가지 약속을 하고 싶은데 가능한지 물어보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배우자를 용서하셨어도 소송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합의서를 작성해서 법원에 화해권고결정을 요청드리는 방법도 있고요. 또 졸혼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졸혼 판결 받는다는 거는 현재로서는 그런 절차는 진행하지 않지만 다만 조정을 통해서 졸혼이라고 하는 형식으로 마무리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는 있다라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아무쪼록 부부 간에 원만하게 결정을 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소연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