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참전용사 “70년 만에 고속성장 이룩한 한국 너무 놀랍다”

오성택 2023. 7. 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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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한국에 입국한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2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그는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휴전 이후 한국에 처음 왔는데, 한국인들이 유엔군 묘지를 정말 잘 가꾸고 관리를 잘해놔 놀랐다"며 "(고향에 있는) 10살 캐나다 소년이 만들어 준 '호피(양귀비꽃 모양 브로치)'를 윌리엄 월든이라는 전우의 묘지 위에 올려놓고 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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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한국에 입국한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2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미국·영국·캐나다·호주 출신 4명의 노병들은 대부분 90대 초반의 연령에도 정정한 모습이었다.

미국인 도널드 리드(오른쪽부터)씨와 영국인 리처드 카터, 캐나다인 위리엄 로버트슨, 호주인 로널드 워커씨가 27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 해병 1사단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도널드 리드 병장(91)과 영국 육군 28왕립공병연대 리처드 카터 소위(92), 캐나다 육군 소속 윌리엄 로버트슨 훈련병(92), 호주 육군 왕립연대 소속 로널드 워크 상병(89) 등 4명이다.

미국인 도널드 리드를 제외한 3명의 참전용사들은 휴전 이후 이번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고 한다. 이들은 하나 같이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한번 놀랐고, 한국인들의 친절한 행동에 두 번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미 해병대 소속 리드씨는 1951년 8월 당시 18세의 나이로 한국전에 참전해 1년간 한국에서 복무했다. 그는 “당시 한국은 전쟁으로 너무 황폐화돼서 미래가 없을 것처럼 보였다”면서 “휴전 이후 미국에서 한국 여성을 만나 결혼해 10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집이 없는 사람(홈리스)이 별로 없을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면서 “남과 북이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것은 유감스럽지만, 남한 지도자들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고, 통일된 한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인 카터씨가 6·25전쟁 당시 한국인 병사들과 같이 찍은 사진. 영국인 참전용사 리처드 카터 제공
영국 육군 출신 카터씨는 1953년 일본에서 선박으로 부산에 도착한 뒤, 임진강 부근에 배치돼 방어선을 구축했다. 그는 주로 중공군의 기습공격에 대비한 정찰업무와 함께 부대에 물을 공급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임진강에서 물을 길어 부대원들에게 공급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이 짧은 시간에 고속성장을 이룩한 것을 다른 나라도 본받아야 한다”며 “고속성장이 통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일이 생각보다는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도 “남과 북이 협상과 양보를 통해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인 카터씨가 6·25전쟁 당시 직접 찍은 부산 근처 사진. 영국인 참전용사 리처드 카터 제공
카터씨는 이날 인터뷰자리에 6·25전쟁 당시 자신이 직접 부산과 감악산 부근에서 찍은 사진을 가져와 공개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정부와 한국 국민들이 마련한 행사 프로그램이 너무 알차고 준비가 잘 돼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며 “모든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육군 훈련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로버트슨씨는 홍콩에 주둔하다 부산으로 와 대구와 김포를 거쳐 압록강까지 진격했다고 한다.
미국인 도널드 리드(오른쪽부터)씨와 영국인 리처드 카터, 캐나다인 위리엄 로버트슨, 호주인 로널드 워커씨가 27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그는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휴전 이후 한국에 처음 왔는데, 한국인들이 유엔군 묘지를 정말 잘 가꾸고 관리를 잘해놔 놀랐다”며 “(고향에 있는) 10살 캐나다 소년이 만들어 준 ‘호피(양귀비꽃 모양 브로치)’를 윌리엄 월든이라는 전우의 묘지 위에 올려놓고 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한국에 유엔군 묘지가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준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끝을 흐렸다.

호주 육군 출신 워커씨는 1953년 3월 한국에 도착해 미군과 함께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중공군을 상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한국이 짧은 시간에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한국인들의 ‘정신력’과 ‘단결된 마음’을 꼽았다. 그러면서 “전우들과 함께 피를 흘리며 싸운 한국이 발전한 모습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며 “당시 유엔군에 배속돼 같이 싸웠던 3명의 한국군 전우들이 특별히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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