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전 놀라워" 6·25 전쟁 사진 들어 보인 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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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매우 덥고 겨울에는 몹시 추웠던 한국의 외딴 산에서 이 다리를 끝까지 지킬 수 있었던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 참전용사 리챠드 카터(92) 옹은 고국에서 가져온 6·25 전쟁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전쟁 당시 만난 여성과 결혼했다는 레이드 옹은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상당히 황폐한 상태였던 지라 더 이상 이곳에 미래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며 "한국이 이뤘던 기적을 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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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여름에는 매우 덥고 겨울에는 몹시 추웠던 한국의 외딴 산에서 이 다리를 끝까지 지킬 수 있었던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 참전용사 리챠드 카터(92) 옹은 고국에서 가져온 6·25 전쟁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카터 옹은 "중공군이 이 다리를 넘어오지 않을지 순찰하고 망을 보는 것이 임무였다"며 "적군이 다리를 넘어오면 다리를 폭발해 부숴야 했는데 다행히 이 다리는 끝까지 멀쩡했다"고 회상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의 초청으로 방한한 6·25전쟁 참전용사 카터 옹과 도널드 레이드(91·미국)·윌리엄 로버트슨(92·캐나다)·로널드 워커(89·호주) 옹은 27일 오후 롯데호텔부산에서 공동인터뷰를 가졌다.
전쟁 당시 군복을 입었던 청년들은 이제 흰 머리와 굵은 주름으로 노병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같은 전쟁을 겪은 동지였던 만큼 이들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등 친근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홍콩에 주둔하다가 한국에 왔다는 로버트슨 옹은 이날 오전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를 만난 소감을 밝혔다.
로버트슨 옹은 "윌리엄 월든은 군대에서 처음 만난 친구인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각별하게 지냈다"며 "전쟁 당시 낙동강 인근에서 전사한 그를 기리기 위해 이웃에 사는 10살 소년 '키오'가 만들어준 포피(양귀비꽃) 배지를 묘비에 올려두고 왔다"고 말했다.
전쟁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줬던 한국인들의 이름을 어렴풋하게 기억하며 이들을 찾고 싶다는 참전용사도 있었다.
워커 옹은 "김진태와 조씨, 김씨 성을 가진 3명의 남자가 전쟁을 치르는 내내 나를 도와주고는 했다"며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잘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70년 전 전쟁이 끝난 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참전용사들은 그동안 한국이 놀랍도록 발전한 것에 대해 감탄했다.
한국 전쟁 당시 만난 여성과 결혼했다는 레이드 옹은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상당히 황폐한 상태였던 지라 더 이상 이곳에 미래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며 "한국이 이뤘던 기적을 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이 현재 마찰을 겪고 있는데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며, 평화를 위해 각국이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커 옹은 "전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노력했던 것이 한국이 이처럼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많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정을 마친 유엔참전용사는 이날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유엔군 참전의 날 국제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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