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상반기 순익 9조 넘어…'역대급 충당금 전입'에도 최대실적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총 9조182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8조8564억원과 비교해 3.7%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비이자이익 증가가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수수료이익과 보험이익 등이 크게 개선되며 호실적을 주도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회복하면서 증권 수탁 수수료가 증가한 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2분기 들어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 중심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도 실적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또 기업대출 성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2분기 중 가계대출이 소폭 반등한 영향도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은 상반기에만 2조9967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켰다. KB금융 순이익은 1분기 신한금융보다 1096억원 많았으나 2분기에는 격차를 2608억원으로 벌였다.
두 그룹 모두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동반 성장했으나, 특히 비이자이익 부문 성장세가 뚜렷했다. KB금융은 비이자이익이 2조89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조4101억원)에 비해 105.5% 늘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순수수료이익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신한금융도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2조3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6725억원)에 비해 21.5%(3600억원) 증가했다. 수수료이익과 보험이익이 2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각각 7.6%, 10.1% 성장하면서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2조209억원의 순익을 거둬 그룹 반기 최대실적을 갱신했다. 전년 동기(1조7325억원) 대비 16.6%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도 비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96.5% 증가한 1조370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매평가익이 1년 전에 비해 9014억원 증가한 7508억원에 달했다. 주요 관계사의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트레이딩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1조538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620억원) 대비 12.7%(2234억원) 감소했다. 이자이익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7.5% 늘었으나, 비이자이익 부문이 22% 감소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비화폐성 평가손이 반영되며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미래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올 상반기에만 대손충당금을 1조2570억원 적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쌓은 4287억원의 약 3배에 달한다. 신한금융도 1조9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적립한 6016억원보다 4000억원 이상 더 쌓았다.
하나금융도 전년의 2배에 달하는 805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상반기에 적립했다. 우리금융은 대손충당금과 미사용한도충당금·지급보증충당금을 포함한 대손비용 적립액을 올 상반기에 8178억원 쌓으며 전년 동기보다 3000억원 이상 더 반영했다.
4대 금융지주는 주주 환원 정책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신한금융은 실적발표와 함께 주당 525원의 분기 배당을 결의하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은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도 지난 4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그룹 첫 분기 배당금으로 1주당 18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KB금융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올해 2분기 배당금을 1주당 510원으로 결정하고,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의결했다. 지난 2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에 이은 두 번째 결정이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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