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짝퉁 글로벌호크?’ 외형 그대로 베껴
‘무장장비전시회-2023’ 관람
모양도 비슷…기만전술 나서나
“영화 소품 수준 복제품” 평가도
북한이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기의 외형을 그대로 복제한 무기를 공개했다. 비대칭 전력으로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여온 북한이 피아 식별을 힘들게 하는 방식으로 군의 탐지에 혼선을 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무인기는 내부 성능이 핵심이어서 외형을 복사한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북한은 27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신형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를 공개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무장장비전시회-2023’를 돌아보는 사진을 보도했는데 여기에도 같은 무인기가 담겼다.
두 무인기는 외형상 미군 자산과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그대로 베꼈다는 점이 특징이다. 노동신문은 각각의 무인기를 시험 비행하는 사진도 다수 공개했다.
회색 무인기는 한국 공군이 미국에서 도입해 운용 중인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와 색깔, 모양, 구조가 상당히 비슷하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 무인정찰기다. 특수한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이 탑재됐다. 공군이 운용하는 글로벌호크는 동체 옆 부분에 ‘대한민국 공군’이라고 쓰여 있는데 북한의 무인기에도 비슷한 자리에 유사한 필체로 ‘조선인민군 공군’이라고 적혀있다.
흰색 무인기는 미군의 중고도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색깔과 모양이 흡사하다. 정찰과 정밀타격 능력까지 갖춘 리퍼는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과 GBU-12 레이저유도폭탄 등을 장착할 수 있는 무인기다. 리퍼에는 무장장착대가 총 4개 달려있는데 북한은 6개를 달아 무장 능력을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500㎞급 무인정찰기 개발을 지시했다. 이날 신형 무인기를 공개한 것은 미군 자산에 버금가는 수준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대내외적 홍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외형이 유사한 무인기를 기만 전술에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한·미 군 자산과 유사한 외형으로 피아식별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형이 똑같다고 해서 내부 성능까지 비슷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글로벌호크를 따라 만든 무인기가 핵심 장비인 합성개구레이더(SAR)를 장착했는지와 높은 고도를 비행하면서 지상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은 얼마나 되는지, 리퍼를 따라 한 무인기가 정밀 타격이 가능한 미사일을 장착한 것인지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 미국 장비는 외양보다는 내부에 장착된 칩과 소프트웨어가 훨씬 중요한데 북한이 이를 흉내 낼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북한이 공개한 드론은 할리우드 영화 소품 수준의 복제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글로벌호크와 리퍼의 외형은 이미 공개돼있어 설계도를 따로 입수하지 않고도 충분히 따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과 고체연료 기반 ICBM 화성-18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의 이름을 바꾼 화성-12나형, 순항미사일 등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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