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협 "출판 위기 극복 위한 범출판문화계 집회 내달 17일 개최"

"6월에 집회 신고, 문체부 감사와는 무관"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서울국제도서전을 놓고 충돌한 가운데 출협은 다음 달 17일 출판의 위기를 극복하고 책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범출판문화계 집회'를 연다. 다만 출협은 이번 집회가 최근 문체부가 도서전의 재정적 탈선 의혹을 제기한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출협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출판계는 여러 단체들이 의견을 모아서 문화의 뿌리인 출판을 살리고 책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절박하지만, 발랄한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협은 출판의 위기로 같이 어려움에 직면한 작가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출협은 유례없는 출판 불황으로 출판계 전반에 위기의식이 퍼진 것에 연유해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출협은 "학문과 기술발전의 기초가 될 학술도서, 과학기술도서, 대학교재 출판 분야에서 출판인들이 체감하는 매출 하락은 20~30% 이상으로 2, 3년이 더 지나면 학술 및 고등교육 출판 분야는 사멸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2021년 6만5,000여 종에 이르던 출간 종수도 지난해 6만 1,000여 종으로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바로잡을 제도와 예산의 정비, 기술적 지원 등은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며 "출판은 벼랑 끝에 몰렸는데, 문체부는 세종도서, 문학나눔도서 등 저자와 출판을 지원하는 예산을 전면 삭감하려 하고 있고, 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 지원예산 역시 몇 년 새 반토막이 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출협은 이번 집회가 최근 서울국제도서전을 둘러싼 문체부와의 갈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못 박았다. 출협은 "이미 지난 6월 29일에 집회 신고를 접수했으며, 집회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훨씬 이전부터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출협은 내달 열릴 궐기대회를 통해 "절박한 상황의 출판이 무너지면 우리 문화의 근간에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리고, 이런 상황에 이르게 만든 책임자들에게도 엄중하게 항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