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철인이 돌아왔다···‘후반기 타율 0.471’ 배정대 “이제부터 전경기 뛰어야죠”[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3. 7. 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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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 지난 13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훈련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배정대(28·KT)는 건강하고 투지 넘치는 선수다. 2019년 경기 중 투구에 맞고도 “괜찮다”며 경기를 끝까지 다 뛰었는데 알고보니 척골이 골절돼 있었던 일은 이강철 KT 감독 기억에 지금도 선명히 남아있다. 오랫동안 무명으로 뛰었던 배정대는 출전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는 선수다. 외야 백업 자원이 많지 않았던 KT였기에 “어디가 부러져도 나는 뛸 수 있다”며 늘 출전 의지를 불태우는 고마운 선수였기도 하다.

그 이듬해인 2020년부터 주전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배정대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44경기 전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전경기 출전 선수는 리그에 5명뿐이었고, 최근 10년 사이 3년 연속 전경기에 나선 선수는 2017~2019년 박해민 외에 배정대가 유일했다.

자연스럽게, 배정대의 올시즌 목표는 확실했다. 4년 연속 전경기 출전이었다. 그러나 개막하기도 전에 그 목표는 무산됐다. 시범경기 중 투구에 맞아 손등이 골절됐다. 두 달을 재활로 보내고 6월에 돌아온 배정대는 한동안 바닥을 헤맸다. 복귀 뒤 15경기에서는 타율 0.178(45타수 8안타)밖에 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기 막바지부터 회복하기 시작한 배정대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KT 공격의 중심으로 진입했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26타수 9안타 4볼넷 7타점 6득점을 뽑고 있다. 후반기 5경기 타율은 0.471(17타수 8안타)다. KT가 후반기 시작후 5경기에서 4승1패를 달리고 석 달 만에 5위로 올라서는 데 9번 타자 배정대의 타격이 있다.

KT 배정대가 지난해 10월13일 와일드카드 1차전 KIA전에서 8회말 싹쓸이 2루타로 3타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배정대는 전경기 출장 기록을 자신의 생존법이라 여겨왔다. “타격 기록적인 면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낫지 않기 때문에 안타 1개라도 칠 수 있는 단 한 경기도 소중하다”며 올시즌도 전경기 출장을 목표로 했다. 비시즌에 처음으로 해외 훈련까지 나가 열심히 준비한 것이 개막하기도 전에 부상으로 무산된 것은 그래서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복귀하고도 한 달 넘게 흔들렸던 마음을 후반기 시작하며 이제는 다잡고 있다.

배정대는 “144경기 출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것이 끊기다보니 뭔가 나를 지탱하고 있던 것이 무너진 느낌이었다.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몸의 컨디션도 정상이 되질 않았다”며 “하지만 감독님이 믿고 기다려주셔서 또 활약할 수 있는 날이 왔다. 지금은 기분이 좋아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 번 쯤 이렇게 끊긴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웃었다.

배정대는 KT의 ‘밀알’ 같은 선수다. 타격이 부진할 때도 지치지 않고 모든 경기에 출전해 외야 수비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칠 때는 확 치는 타자다. 2020년에는 4번이나 끝내기 안타를 쳐 단일시즌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끝내기 안타를 치고 그라운드를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유쾌한 모습은 씩씩한 배정대의 상징이다.

전반기의 좌절을 끝내고 이제 본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배정대의 후반기 목표도 역시 확실하다.

배정대는 “가을야구는 올해도 해야 된다. 팀이 좋은 페이스로 가고 있다. 위기가 또 올 수도 있겠지만 건강하게 계속 뛰면서 승리에 계속 도움되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60경기쯤 남았는데, 그동안 많이 자리 비웠으니 남은 경기는 잘 지키겠다. 전반기에 못 뛴 것을 채워보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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