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조직·기능 100% 부산 이전… 국회·정부 보고
산은, 지역성장 중심형 방식 강력 주장
수도권 정책금융 수요 대응 문제 해소해야
노조 “부산 이전 타당한지 검증 이뤄지지 않아”
산업은행이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필수적인 조직을 제외하고 모든 조직과 기능을 옮겨야 한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산은의 정책금융기능을 부산 본점과 서울 여의도에 나눠 병행 배치해야 한다는 이전 방식도 제시됐다. 산은은 이 중 부산으로 산은의 조직·기능을 100% 옮길 수 있는 ‘지역성장 중심형 방식’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산은이 부산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번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산은의 부산 이전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용역에서는 산은의 부산 이전 시 수도권 정책금융 수요 대응에 대한 애로, 조직의 물리적 분리에 따른 협업 효율 저하 등을 우려하고 있다.
27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금융위원회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찾아 산은 부산 이전 계획안 수립을 위해 삼일PwC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설명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계획안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는 산은의 정책금융 기능의 온전한 이전을 원칙으로 ▲지역성장 중심형과 ▲금융수요 중심형 이전 방식을 제시했다.
지역성장 중심형 방식은 산은의 전 기능·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고 지역 거점별 정책금융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권역센터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부산 본점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을 수행하되 여의도에는 업무상 불가피하게 시장안정, 자금조달 등을 위해 필수적인 조직만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국가균형발전 동력 창출, 동남권 및 부산 금융중심지 활성화 선도라는 장점이 있다.
금융수요 중심형 방식은 산은의 부산 본점에 전 기능을 완비하되, 서울에도 수도권 금융시장과 기업고객에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을 병행 배치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쉽게 말해 투자은행(IB), 벤처육성, 대기업 지원 등 일부 기능을 부산이 아닌 여의도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이전이 이뤄지게 되면 산은은 수도권 내 정책금융 수요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단, 이 방안은 본점 조직의 물리적 분리에 따른 협업 효율이 일시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금융수요 중심형 이전 방식이 채택될 경우 이전 규모는 약 450~800여명으로, 최소 145명의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산은은 두 가지 선택지 중 지역성장 중심형 이전 방식을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상 필수불가결한 일부 조직을 제외하고 산은의 기능과 조직을 온전히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은이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컨설팅에서 이전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제시된 수도권 정책금융의 수요를 대응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일PwC는 컨설팅에서 지역성장 중심형 이전 방식의 경우 “주요 금융사와 기업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수도권 정책금융의 수요 대응에 단기적인 애로가 우려된다”라고 했다. 금융수요 중심형 이전에 대해서도 “본점 조직의 물리적 분리에 따른 협업 효율 저하가 우련된다”라고 문제점을 제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컨설팅에서 제시된 문제 해결을 위한 검토 없이 부산 이전만을 추진할 때 본점 이전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산은 노동조합은 본점 이전 컨설팅 결과와 관련해 “컨설팅에서 부산 이전의 타당성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컨설팅 내용 역시 구체적인 검토 내용이 하나도 없다”라고 사측에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 노조는 “컨설팅 제목부터 ‘국정과제인 산은 지방이전 추진 시 한국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량 강화방안 마련’으로 부산 이전을 전제로 진행된 컨설팅이고, 실제 내용에서도 부산 이전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증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애초에 결론이 ‘옵션’ 형태로 여러 개로 도출돼 있고, 부산 이전 시 어떤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전무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조는 “부산 이전에 따른 기대 효과 또한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기재돼 있고,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로 예상되는지 객관적인 수치와 통계자료는 전혀 기재되지 않았다”라며 “컨설팅 비용이 10억원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알맹이 없는 보고서에 10억원이나 쓴 건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이번 컨설팅의 결과가 나오기 전 산은이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한 점에 대해서도 “컨설팅의 객관성이 떨어진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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