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포스코 ‘널뛰기’, 개미들 잠 못자는데…증권사만 신났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7. 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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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장 초반 2,600대에서 강보합세를 보인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최근 증시를 움직이는 이차전지 4인방이 10조원대의 시가총액을 무색케할 만큼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몇시간 단위로 주가 방향이 바뀌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사자’, ‘팔자’가 활발해지면서 중간에서 수수료만 챙기는 증권사들만 조용히 미소를 짓는 모습이다.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 4개 종합의 합산 거래대금은 11조68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한달 동안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인 10조1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주가는 부진했다. POSCO홀딩스가 5.71% 빠진 것을 비롯해 포스코퓨처엠(-13.21%), 에코프로비엠(-17.25%), 에코프로(-19.79%) 등이 두자릿수의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연초 대비로는 주가가 최소 2배에서 최대 8배 가량 오른 상황이어서 최근 주가 급락을 고점 신호로 판단해 차익 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줄을 잇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POSCO홀딩스의 거래대금은 4조4391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에코프로비엠(2조9996억원), 3위 에코프로(2조6642억원)이었다. 포스코퓨처엠은 1조5820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4위는 삼성전자(1조7043억원)였다.

전통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가장 거래대금이 많은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기준 일 평균 거래대금은 923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3458억원), NAVER(1819억원), 삼성SDI(1685억원), 카카오(1657억원) 순이었다. 이날 하루 동안 에코프로비엠을 사고 판 금액이 지난해 삼성전자 등 거래대금 1~5위를 합친 금액인 1조6192억원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비단 이날 하루 뿐만이 아니다. 지난 24일부터 이차전지 4인방은 자신들끼리만 순위를 바꿀 뿐 일일 거래대금 4위 내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차전지 4인방의 일일 합산 거래대금은 지난 21일 9조1928억원, 25일 10조2733억원으로 고공행진을 하다 전날에는 21조5730억원까지 늘기도 했다.

이차전지만 거래되는 시장은 아니다. 이차전지 4인방을 사기 위해 다른 종목을 팔거나, 차익을 실현해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덕분에 시장 전체의 거래대금이 껑충 뛰고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은 각각 21조1493억원, 13조9506억원을 기록했다. 한달 전인 지난달 27일 거래대금이 코스피가 8조5922억원, 코스닥이 8조9850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거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전날에는 코스피가 36조3482억원, 코스닥이 26조4812억원으로, 코스피는 역대 3위, 코스닥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최근 이차전지 주가가 급등락세를 보이면서 증권가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증권사들은 느긋하게 상황을 관전하고 있다. 주가와 상관 없이 거래대금이 늘면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통상 거래대금의 0.01~0.02% 가량을 수수료로 가져간다.

이날 증시에서도 키움증권이 6.43% 오른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2.08%), NH투자증권(2.42%), 삼성증권(3.17%) 등 증권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이차전지 쏠림에 따른 거래대금 폭증 현상도 점차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의 상황이 지난 2021년 벌어진 동학개미운동과 같은 추세적인 시장 환경변화라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벌어진 비정상적인 상황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수급에 의해 급격하게 상승했던 특정 테마나 주식군은 하락으로 끝났던 경험이 다수”라며 “짧게 보면 수급이 지배하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길게 보면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이 해소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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