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겠다고 한 IPO는 지지부진…매각설은 부인하는 11번가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2023. 7. 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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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안정은 사장 타운홀 발표모습.[사진제공=11번가]
이커머스 업체 11번가가 당초 계획했던 IPO(기업공개)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연내 상장하겠다는 계획대로라면 IPO 절차를 부지런히 밟아야 하지만 회사 내부 분위기도 잠잠한 상황이다. IPO가 지지부진한 사이에 일각에서는 엑시트 전략으로 IPO가 아닌 매각으로 선회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연내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11번가는 아직 IPO 계획을 철회하거나 중단한 상황은 아니라고 27일 밝혔다. IPO를 위한 준비는 모두 마쳤으나 우호적이지 못한 시장 상황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앞서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새마을금고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올해 9월 말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당시 약속한 기한 내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금에 연 8% 이자를 붙여 돌려주겠다는 조건도 붙었다. 이와 함께 재무적투자자(FI)는 SK스퀘어 11번가 지분을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권한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가 반 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11번가는 IPO 관련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초 투자자에게 공언한 계획 대로라면 상장예비심사청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하지만 아직까지 청구하지 않았다.

11번가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올해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면서도 “당장 상장을 추진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해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1번가는 FI들의 투자 과정에서 2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현재 1조원 안팎으로 내려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1번가는 당장은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몸값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 지난달에는 월간 마감 기준 오픈마켓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세 먹방 유튜버 ‘히밥’의 첫 식품브랜드 ‘바비’를 최초로 론칭하는 등 ‘단독’ 상품 소싱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11번가가 IPO에 주춤한 사이 시장에서는 매각 소식이 전해졌다. 그 대상자는 티몬·인터파크커머스·위메프를 보유한 큐텐으로, 최근 SK스퀘어 측을 접촉해 11번가 경영권 인수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11번가는 매각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것이 매각을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다분히 의도적인 주장”이라며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곳도 없고, 큐텐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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