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굴리는 증권사 ‘큰손’ 고객이 4~6월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포스코 계열사

김효선 기자 2023. 7. 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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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에서 1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굴리는 자산가들은 포스코그룹주가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전인 4월부터 적극적으로 포스코 계열사들을 순매수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POSCO홀딩스(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이 공통으로 있었다. 에코프로와 엘앤에프, LG에너지솔루션 등 다른 2차전지 종목들도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래픽=손민균

27일 조선비즈가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을 대상으로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각 증권사의 투자 금액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은 지난 4월부터 포스코그룹을 적극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 투자 금액이 10억원 이상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모두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이 올라 있었다. 대신증권을 통해 10억원 이상을 굴리는 투자자들의 4월 순매수 상위 종목에도 포스코홀딩스가 있었다.

4월은 포스코홀딩스가 반등의 시동을 걸기 시작할 무렵이다. 지난해 1월 3일부터 12월 29일까지 포스코홀딩스는 0.73% 오르는 데 그쳤는데, 올해 1월 2일부터 3월 31일까지는 33% 올랐다. 올해 초 30만원 선에서 시작했던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4월 들어 40만원을 돌파했다.

자산가들은 5월과 6월에도 적극적으로 포스코그룹주를 사들였다. 그 결과 6월에는 순매수 상위 종목뿐만 아니라 보유 상위 종목에도 포스코홀딩스의 이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6월 NH투자증권의 10억원 이상 고객은 포스코홀딩스를 세 번째로 많이 보유했다. 미래에셋증권의 10억원 이상 고객도 포스코홀딩스를 9번째로 많이 보유했다.

다만 7월 들어서는 순매수세가 수그러들었다. NH투자증권에서 1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자산가들의 이달 첫째 주와 둘째 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포스코그룹주가 없다. 셋째 주에는 포스코DX가 순매수 1위 종목에 오르기도 했지만,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은 없었다.

7월 초를 기준으로 대신증권 10억원 이상 고객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도 에코프로,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은 있었지만 6월까지 적극적으로 사들였던 포스코홀딩스는 없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올해 120% 넘게 올랐다. 지난해 말 27만원 선이었던 주가는 지난 26일 76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중국 경기 기대감에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2007년 당시와 비교해 불과 1000원 낮은 가격이다. 포스코홀딩스 외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그룹주도 일제히 2차전지 테마를 타고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들어 포스코홀딩스 리포트를 쏟아내며 목표 주가를 줄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증권가가 제시한 포스코홀딩스 목표 주가는 45만~50만원 수준이었는데 이번 주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70만~80만원 선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포스코홀딩스 목표 주가를 90만원까지 올려 잡기도 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다만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고공행진은 전날부터 제동이 걸렸다. 전날 오전 76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포스코홀딩스는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4.26% 하락 전환했고, 27일에도 5.71% 하락해 5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에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나왔다. 전날 교보증권은 ‘시장 가치를 응원!’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면서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45만원으로 높이며 투자 의견은 ‘보유(HOLD)’를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이번주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를 75만~90만원 수준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2차전지 관련주 랠리와 포스코홀딩스의 신사업 가치 부각에 힘입어 급등했다”면서 “목표주가를 45만원으로 올린 것은 최근 주가 급등에 따라 현재가와 목표가 사이 괴리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 정체성이 ‘철강주’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등으로 바뀌면서 멀티플 상향 요인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통적 밸류에이션 방식이 포스코홀딩스의 시장 가치 변모를 설명하기는 힘들다”라면서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유로 유지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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