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원액' 남편 먹여 살해한 아내에…대법 "유죄 의문"

김가은 2023. 7. 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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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량의 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물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아내의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부검 결과와 감정 의견은 피해자의 사인이 급성 니코틴 중독이라는 점, 피해자가 응급실을 다녀온 후 과량의 니코틴 경구 투여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을 뿐"이라며 "피고인이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타서 피해자에게 마시게 했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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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치사량의 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물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아내의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3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유죄 부분의 간접증거들이 적극적 증거로 충분하지 않고,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부검 결과와 감정 의견은 피해자의 사인이 급성 니코틴 중독이라는 점, 피해자가 응급실을 다녀온 후 과량의 니코틴 경구 투여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을 뿐"이라며 "피고인이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타서 피해자에게 마시게 했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내가 남편에게 찬물을 준 뒤, 밝혀지지 않은 다른 경위로 남편이 니코틴을 음용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망한 남편 몸에 니코틴이 들어있던 건 맞지만 그게 아내가 준 찬물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당시 물컵에는 2/3 이상 물이 남아있었다"며 "피해자가 물을 거의 마시지 않고 남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내연 관계를 유지하고 보험금을 타려 했다는 목적이 남편을 살해할만한 충분한 동기였는지 의문"이라며 "살인을 감행할 만큼 강렬한 범행 유발동기가 있었는지 추가 심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A씨는 2021년 5월 남편에게 세차례 치사량 이상의 니코틴 원액이 든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먹도록 해 남편이 니코틴 중독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통한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2심 법원은 미숫가루나 죽을 마신 직후 혈액채취 등이 이뤄지지 않아 증거가 부족하다며 찬물을 통한 범행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따라 이 사건은 다시 수원고등법원에서 재판하게 됐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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