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돈벌어주는 석유화학 ‘비틀’…연내 회복 가능성은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7. 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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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석화부문 2분기 적자
하반기 실적도 ‘먹구름’ 예상
메탈가 하락 영향 4분기 해소
연내 분리막 현지화 투자 확정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내년 이후에는 중국의 공급 과잉 영향이 일부 감소해 (석유화학부문의) 수익성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수요 사이드의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동북아의 누적된 생산 케파의 영향으로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화학은 27일 오후 올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당초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기대됐던 산업 활동의 증가, 소비 확대 등에서 실질효과가 낮아 전반적인 (하반기) 석유화학 시장은 상반기 대비 큰 변동 요인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져 전방산업 및 석유화학의 가동률 개선이 조금 부진하고 특히 폴리염화비닐(PVC)나 고부가합성수지(ABS)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판매가와 원가의 차이)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석화 부문 2분기 영업손실…적자폭은 ‘축소’
LG화학의 2분기 석유화학부문 영업손실은 1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3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지만 적자폭은 축소됐다.

물론 올 3분기도 경기 회복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인 만큼 시황 반등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화학은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수 제2나프타분해시설(NCC) 대정비(T/A), 석유화학 업황 부진 등의 영향이 맞물려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첨단소재부문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2204억원, 1846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등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했고 국제 메탈가격이 하락해 전지재료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한 영향이다.

다만, IT·반도체 소재의 경우 전방시장 시황이 일부 회복되면서 수익성이 늘었다.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올 4분기부터 해소된다는 것이 LG화학의 관측이다. LG화학은 “메탈 효과는 메탈 가격 안정화에 따라 4분기부터 부정적 효과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분기까지는 메탈 구매 시점과 판매 시점의 차이에 따른 역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효과)로 전지재료 매출과 수익성 모두 하락할 전망이다.

양극재 수익성과 관련해서는 “3분기 양극재 물량은 LG화학이 공급 중인 유럽 등 일부 프로젝트의 일시적 판매 감소로 2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물량이 예상된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2분기의 리튬 가격이 1분기 대비 약 40% 하락하는 등 메탈가 하락이 양극재 판가에 온전히 반영돼 양극재 판가는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제품·완제품 재고로 인한 역래깅 심화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메탈 공급처와의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왔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 외에도 IRA 적격 원료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전고체뿐만 아니라 니켈의 메탈부터 정련까지, 리튬의 메탈부터 컨버전까지 전 부문 밸류체인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LG화학은 “미국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는 다수의 배터리 업체들에 양극재를 공급할 예정으로 상대적으로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아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내에 다수의 업스트림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분리막에 대해서는 “고객사명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 현지화를 전제로 고객사와 적정 생산 규모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IRA상 배터리 부품은 2029년부터 100% 현지화가 필요함에 따라 올해 안에 분리막 현지화 투자를 확정하고 2027년 전까지 분리막 현지 공급체계를 마련한다면 고객들이 IRA 혜택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3대 신성장 동력, 3년간 대규모 투자 유지
3대 신성장 동력(친환경 소재·배터리 소재·혁신 신약)의 경우 앞으로 3년간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내·외부 경로를 통해 재원을 문제 없이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최근 석유화학 시황 부진의 영향으로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져 20억달러, 우리 돈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투자 재원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고 성장성이 둔화된다든가 비핵심 자산에 대해서는 자산 합리화 등을 통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내부에서 창출되는 자금이 부족한 경우에는 외부 시장에서 조달해야 하고 그럴 경우 자금이 필요한 시기의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적의 조달 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LG화학의 올 2분기 전체 매출은 14조54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9.9% 감소한 615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가 전망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LG화학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지난 25일 기준 8149억원이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위기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원가 경쟁력 증진을 위한 비용 혁신 활동을 더 강화하는 한편 보다 근원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회사 전반의 체질 개선을 통해 운영체계 효율을 극대화해 나가고자 한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3대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와 육성은 흔들리지 않고 하나씩 실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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